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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16일 오전 자신이 이끄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날만 잡히면 언제든 (황 대표를) 만나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만나는 게 아니라, 제가 밝힌 ‘탄핵의 강을 건너자’·‘개혁보수로 나가자’·‘낡은 것 다 허물고 새 집 짓자’는 제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만나는 것”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반나절 만에 화답했다. 그는 같은날 오후 대구 북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민부론이 간다, 언론인 간담회’에서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를 하고, 만남이 필요하면 만날 수 있고, 회의가 필요하면 ‘회의체’도 할 수 있다”며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당 내 건재한 친박계의 힘이다. 한국당은 지난 7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당직·국회직에 친박계를 포진했다. 지난해 나경원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역시 친박계의 지원이 있었다는 게 정설일 정도로 강력한 세를 보이고 있다.
공개적인 반발도 나왔다. 지난 9일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은 “참으로 유승민스러운 구역질 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는 보수 논객의 글을 인용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다른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황 대표와 유 의원 간 만남 내용은) 논평할 정도의 가치도 안 된다”며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모두 ‘탄핵의 강’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유 의원은 보수 세력 내 주도권 경쟁 때문에 황 대표가 받을 수 없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며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이라는 말을 뱉어놨으니 만나는 것이다. 보수 통합의 시작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