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무릎 꿇은 롯데마트, 중국에서 철수 결정(종합)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
“112개 매장 전부 매각 고려”
북핵 실험으로 한중관계 악화일로
'중국판 롯데월드' 사업 순항여부 촉각
  • 등록 2017-09-14 오후 5:42:35

    수정 2017-09-14 오후 5:42:3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나는 그 나라(중국)를 사랑합니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 (2017년 3월, 신동빈 롯데 회장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바람이 물거품이 됐다.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에서 철수한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 탓에 중국 롯데마트 영업이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롯데 계열사의 ‘차이나 엑시트’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가능한 전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국 현지 유통업체가 롯데마트 측에 중국 사업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지만 (사드 보복으로) 어렵게 됐다”며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가능하면 전 매장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정지로 문을 닫은 중국 한 롯데마트 (사진=연합뉴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중국 내 반한감정 여파로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세무 조사를 했다. 이후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을 영업 중지시켰다. 롯데마트 측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지금까지 입은 피해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롯데그룹은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는 입장이었다. 중국 시장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지난달 31일 중국 롯데마트·백화점 법인을 소유한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직접 차입해 3억 달러(약 3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3월 긴급 수혈한 3600억원의 운영자금이 최근 모두 소진돼 추가 차입을 결정한 것이다.문제는 이 같은 ‘인공호흡’이 한·중 관계 악화로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연내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정상회담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거론조차 어렵게 됐다.

롯데그룹은 중국의 사드보복이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빌미로 마트 뿐 아니라 중국 내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및 추가 영업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경우, 롯데그룹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판 롯데월드’ 프로젝트의 순항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월드 선양 건립사업은 지난해 12월부터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중단된 상태다.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선양은 부지 16만㎡, 건축면적 150만㎡ 규모로, 롯데그룹이 지난 2008년부터 3조 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일부다. 롯데마트와 달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인지라 매각도 어렵다.

이외 롯데홈쇼핑의 경우 중국 진출 지역 3곳 중 충칭의 운영권을 중국 사업자에 넘겨 롯데는 단순 지분투자자로 남았고 윈난과 산둥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에 매장이 없고 사무소만 운영 중이어서 철수 가능성은 낮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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