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10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대해 회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취소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비준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결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ECJ는 이날 판결문에서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고 싶다고 ‘통보’했더라도 (별도의) ‘탈퇴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혹은 통보 후 2년 안에 일방적으로 번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이 단독으로 브렉시트를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反)브렉시트 진영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스코틀랜드 법원이 ECJ에 의뢰한 유권해석 결과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 의회 일부 의원들이 법원에 일방적 번복이 가능한지를 물었고, 스코틀랜드 법원은 ECJ로 다시 공을 넘겼다.
판결에 따라 국민투표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반브렉시트 진영은 ‘제2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와 EU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ECJ 판결 결고가 11일 영국 의회의 비준 동의 표결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표결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