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cc미만이면 고급 외제차도 생계용…'제2 어금니아빠' 수천명

기초생활수급보장법 배기량 2000cc미만은 재산 포함 안해
제3자 명의로 소유한 재산은 파악 불가능해
기초생활수급자중 동차 2대 이상 보유 4100가구
예금1억이상 396가구·2억 이상 주택 보유도 123가구
  • 등록 2017-10-12 오후 6:14:04

    수정 2017-10-12 오후 7:18:3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씨가 국민기초생활보장과 장애인연금을 함께 받으면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지행정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씨는 자동차 가격과 관계없이 배기량이 2000cc 미만 차량이면 생계·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재산으로 판단하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노려 1999cc짜리 고급 외제차를 등록해 보유했다. 아울러 타인 명의로 재산을 소유한 경우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악용했다. 이씨 외에도 이같은 맹점을 악용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7년부터 정부지원금 챙겨…월 160만원 선

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 도착, 경찰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지난 9월 기준 3인가족 기준 생계급여 100만원, 주거급여 27만원, 의료급여 1종 혜택, 교육급여 혜택을 받았다.

또 지적장애 3급, 정신장애 3급 등 지적 정신장애 2급으로 등록돼 장애인연금 중 기초소득보장 성격인 기초급여(20만원)와 부가급여(8만원), 추가급여 등 총 31만원을 받았다.

정부지원금만 160만원이나 된다. 이영학은 2007년부터 지난 9월까지 정부지원금을 챙겨왔다. 하지만 이영학의 생활은 기초생계수급자의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영학씨는 뚜렷한 수입이 없었음에도 월 90만원을 내는 월셋집에서 살며 고급차량 여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만원 상당의 강아지를 매매한 정황과 숨진 부인의 온몸에 새긴 문신 비용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중생활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초생활수급자 소유차량 배기량 기준만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은 배기량 2000cc 미만의 장애인 소유 사용자동차를 재산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가격 기준이 아닌 배기량 기준만 있는 것이다. 차량 가격과 상관없이 배기량만 2000cc 미만이면 생계나 생활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재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내년 7월부터 적용될 건강보험료 개편안에는 배기량 1600cc 이하, 가격 4000만원 이하 소형차에 부과하는 건보료를 면제한다고 기준을 정한 상태다.

이씨는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가격은 4000만원 이상이지만, 배기량은 1999cc 외제차를 보유하고서도 기초수급자 혜택을 누려온 것으로 보인다.

중랑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이씨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하는 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복지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나오지 않는 (수급대상자와 부양의무자의) 재산은 알 수 없는 구조여서 이씨가 몇대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2대 보유하고도 기초생활수급자 4100명

복지부는 2010년부터 기초생활 수급실태 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국세청, 대법원 등 각 기관의 전산망과 연결해 기초수급대상자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내역 등 218가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으로 구축,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수급대상자와 부양의무자 명의의 재산이 아니면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복지부 관계자도 “이 시스템으로는 조회가 되는 정보가 있지만, 안 되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학이 차명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관리하고 다른 차량도 차명으로 등록했다면 기초생계급여 부당수급을 막을 수 없는 셈이다.

이같은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액 자산 보유 의혹을 사고 있는 대상자는 더 있다. 복지부가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기초생활수급자 재산 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예금 등 금융재산 1억원 이상 보유 396가구 △자동차 2대 이상 보유 4100가구 △2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한 가구 또한 123가구에 달했다.

김상훈 의원은 “기초생활수급자 중 이례적으로 자산이 많은 가구에 대해 정부가 즉각적인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혹여나 모를 ‘제2의 어금니 아빠’ 형태는 없는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장경석 수사부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이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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