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바보이론' 떠오르게 하는 韓 증시…인플레 주목

CLSA 분석…개인자금에 대한 기대 고조
백신접종으로 경기회복시 인플레 유발
유동성 흡수 시작되면 투자심리 급변할 수도
  • 등록 2021-01-18 오후 2:40:30

    수정 2021-01-18 오후 2:40:3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더 많은 개인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더 큰 바보이론’(greater pool theory)을 상기시킨다”

동학개미들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과잉 유동성이 이끈 상승’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바로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고 활황장도 끝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18일자 보고서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계속 증시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끊어질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고를 보냈다.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439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3266선까지 오른 데에는 동학개미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CLSA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1년 남짓 되는 기간에 ‘주식’ 자산에 넣은 돈이 142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순매수 금액 59조원, 19조원어치와 해외 주식 순매수액 24조원, 한 해 동안 늘어난 투자자예탁금 40조원을 모두 합한 수치다.

이처럼 증시로 돈이 몰린 배경으로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금리를 최대한 낮추고 △재정을 최대한 푼데다 △국민에게 현금(재난지원금)을 살포했고 △부동산을 비롯한 다른 자산에 대해서는 규제를 통해 돈 흘러가는 것을 막은 가운데 △기업 규제를 통해 신규 투자 유인을 떨어뜨렸고 △소비를 막고 공매도를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LSA는 증시가 더 갈 것이라고 보는 강세론자들의 근거를 소개했다. 우선 개인투자자들이 주식매수에 쓴 142조원이 은행 전체 예금액인 1600조원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 수신액 일부가 더 증시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광의통화(M2) 대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보유 비율이 1999년보다 낮다는 점, 초저금리 상황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는 점, 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만하다는 점, 이익확대 국면 초입에 있다는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CLSA는 이같은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인상이나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흡수가 시작된다면 투자심리가 갑자기 꺾이고 자금흐름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증시로의 자금유입 지속성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논쟁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CLSA는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피하고 인플레이션 상황을 만들기 위해 통화와 재정에서 모두 부양책을 이어온 것”이라며 “백신 접종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조성에 성공한다면 이번 활황장의 대서사시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CLSA는 미국 경제학자인 찰스 킨들버거의 말을 인용해 현 상황에 대한 경계를 나타내기도 했다. 킨들버거는 “투자에 대한 수익률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자산을 매입할 때 버블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LSA는 “사람들이 주식을 안 할 수 없다고들 하고 모두가 더 많은 개인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이는 ‘그레이터 풀’ 이론을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그레이터 풀 이론은 ‘더 큰 바보 이론’으로 누군가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라는 믿음으로 어떤 가격이든 정당화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CLSA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최선호주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KT&G(033780), 고려아연(010130),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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