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강화하는 네이버·카카오, 시장 판도 뒤흔드나

'주력' 테크핀 DB 확보 차원…경쟁력 비교우위
"'로켓배송 강점' 쿠팡만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포털 사업자 진출로 커머스 생태계 커질 수도
  • 등록 2020-02-18 오후 5:24:01

    수정 2020-02-18 오후 5:24:0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가 이커머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두 기업의 공격적 확장이 향후 커머스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최근 커머스 부문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브랜드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중개 위주를 벗어나, 직접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온라인 백화점’을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소상공인에게 판매공간을 제공하는 ‘스마트스토어’와 유사한 형태다. 이달 중으로 우선 가전 부문의 서비스가 시작된다. 국내외 10개 가전 브랜드들이 이미 참여를 확정 지었다. 네이버는 가전을 시작으로 생필품, 패션의류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올해 안에 2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네이버, 백화점식 서비스…카카오, 톡커머스 확대

앞서 3일엔 65개 식품·리빙 브랜드를 싼 가격에 판매하는 ‘특가창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판매량이 많았던 생필품들을 한 곳에 모아,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브랜드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네이버가 추구해온 상생과 다양성의 철학을 투영한 건강한 데이터 커머스 생태계로 발전해 나가며,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몰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커머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카카오도 커머스 강화를 천명했다. 현재의 카톡 선물하기, 톡딜 등을 강화하는 한편,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 등 카톡 내 광고와 연계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카톡 내에서 광고부터 판매까지 가능하게 하는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3000곳 수준인 톡보드 광고주는 연내 수만 곳까지 확대할 예정인 상황에서, 연계 커머스 역시 이에 비례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뒤편 우측) 네이버 대표, 여민수(뒤편 좌측)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처럼 커머스에 집중하는 것은 이를 통한 다양한 사업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테크핀이다. 금융 분야에 대한 공격적 확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는지는 테크핀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알리바바 핀테크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이 결제 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했던 것처럼, 두 기업 모두 결제 기반을 통한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수료·플랫폼 경쟁력, e커머스 사업자에 우위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 앱과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한 두 기업이 테크핀 도구로서 커머스를 활용함에 따라 경쟁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중소상공인들이 입점하는 스마트스토어에선 별도 판매수수료 없이, PG사에 내는 결제 수수료 2% 정도만 받고 있다. 반면 다른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수수료는 판매·결제 수수료를 합치면 10~2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의) 플랫폼 경쟁력은 압도적이고, 편의성까지 갖췄다. 거기다가 판매자 입장에선 수수료까지 싸다. 경쟁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며 “물류에서 확실한 강점을 지닌 쿠팡을 제외하곤 네이버에 비교 우위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로 전환된 후 쇼핑에서의 포털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커머스 스스로 포털 종속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앱 위주의 모바일 시대가 펼쳐진 후 포털을 통한 쇼핑몰 접속은 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일부 이커머스의 경우 충성 고객 대신 포털을 통한 유입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일부 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이미 스스로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확장이 시장 자체를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운혁 고려대 교수는 지난 3일 디지털경제포럼이 창립 세미나에서 “검색 사업자의 커머스 진출이 소비자 구매 여정에 더 기여하며 전체 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도 “온라인 마켓 자체가 정보 채널인 동시에 검색 채널”이라며 “1위 검색 채널이 쇼핑 시장을 다 잡아먹을 것이란 생각은 위험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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