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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FI(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날 오후 12시 마감된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웠던 일본 정부 개입이라는 변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정황상 불리하지 않다.
당초 일본 정부는 민관 투자 형태로 도시바 지분을 인수하려고 계획했지만, 이날 전격 철회했다. 일본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은 “일본 정부가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지분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도시바 지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SK하이닉스를 꼽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 인수가 성사 단계에 이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FI와 공동 응찰에 들어갔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쟁업체가 많다는 점도 관건이다. 이날 도시바 메모리사업부의 지분 입찰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1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업체로는 도시바와 협력 관계인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와 베인 캐피탈이 응찰한 걸로 알려졌다.
폭스콘과 TSMC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궈타이밍 폭스콘 대표는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열린 신규 디스플레이 공장 기공식에서 “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입찰에 확실히 참여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일본내 부정적 여론을 감안하면 대만 업체의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응찰이 끝나도 도시바 지분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시바는 예비 입찰을 끝내고 복수의 사업자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서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에는 서면 실사 자격을 준다. 도시바는 서면 실사가 끝난 뒤 본입찰을 실시해 6월쯤에야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