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강자' 기회잡은 SK하이닉스, 곳곳에 도사리는 암초

도시바 지분 인수전 29일 마감…SK하이닉스 응찰
日 정부는 도시바 지분 입찰 안해…中업체가 인수전 오나
  • 등록 2017-03-29 오후 4:52:49

    수정 2017-03-29 오후 4:52:49

SK하이닉스가 총 2조 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 씨게이트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3D낸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올해부터 3D낸드 양산에 들어가는 경기 이천 M14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단박에 낸드(NAND) 플래시 강자로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여부는 반도체 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메가톤급 딜’이다. 하지만 인수 자금이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FI(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날 오후 12시 마감된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웠던 일본 정부 개입이라는 변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정황상 불리하지 않다.

당초 일본 정부는 민관 투자 형태로 도시바 지분을 인수하려고 계획했지만, 이날 전격 철회했다. 일본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은 “일본 정부가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지분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도시바 지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SK하이닉스를 꼽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 인수가 성사 단계에 이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FI와 공동 응찰에 들어갔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51% 지분 인수를 제안했을 경우 10조원대를, 100% 지분 인수의 경우 20조원대 규모의 입찰금액을 써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경민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다른 반도체 업체보다 여윳자금이 더 있다 해도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쟁업체가 많다는 점도 관건이다. 이날 도시바 메모리사업부의 지분 입찰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1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업체로는 도시바와 협력 관계인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와 베인 캐피탈이 응찰한 걸로 알려졌다.

폭스콘과 TSMC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궈타이밍 폭스콘 대표는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열린 신규 디스플레이 공장 기공식에서 “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입찰에 확실히 참여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일본내 부정적 여론을 감안하면 대만 업체의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잠잠했던 중국 본토에서도 도시바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펑황(鳳凰) 등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의 IT기업인 칭화유니(紫光集團)는 도시바 예비입찰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국가개발은행, 화신투자센터 등과 협약을 맺고 1500억 위안(우리 돈 약 24조33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중국 언론들은 그간 칭화유니가 도시바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정황상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응찰이 끝나도 도시바 지분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시바는 예비 입찰을 끝내고 복수의 사업자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서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에는 서면 실사 자격을 준다. 도시바는 서면 실사가 끝난 뒤 본입찰을 실시해 6월쯤에야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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