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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다음달(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다.
OPEC+는 “경기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감산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여파와 중국의 봉쇄정책에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공급을 줄여 가격을 떠받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찍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이슈와 맞물려 가격 폭등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 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8.3%로 전달보단 꺾였지만 여전히 높다. 유로존의 9월 CPI 상승률은 10.0%로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상승은 연준에겐 새로운 금리인상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연준은 연일 고강도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최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4.5%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도 이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필요한 추가 조처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일리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전망이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에 선진국인 유럽에서조차 달러화 강세로 인한 다른 국가들의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로화는 이미 패리티(1유로=1달러)마저 붕괴해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국 파운드화 역시 1파운드=1달러선 붕괴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