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 의결권이 살아나는 이른 바 ‘자사주의 마법’을 이용해 최대주주인 정몽규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5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하고 투자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기존 현대산업개발을 인적분할해 HDC현대산업개발주식회사(가칭)를 신규 설립하고 분할 후 존속회사는 HDC주식회사(가칭)로 상호를 변경한다.
존속회사는 자회사 관리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사업부문 및 부동산임대사업부문을 담당하며 투자회사 역할을 한다. 신설회사는 건설사업부문, PC(Precast Concrete) 사업부문, 호텔 및 콘도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사업회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간 분할 비율은 42대 58이다. 분할기일은 내년 5월 1일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년 3월20일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분할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기업 분할로 정몽규 회장의 기업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정 회장의 지분율은 13.56%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18.56%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올 들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온 것도 인적분할을 활용해 오너 일가의 기업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들어 1~4월 200만주, 4~7월 15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자사주 비중을 7.03%로 늘려왔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기업분할 후 주식교환을 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기업 분할에 대해 “존속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해 경영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