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만 4만5000명"…코로나 감염폭발 우려에 日 '비상'

도쿄 확진자 하루새 41명.."지자체 이동제한 요청"
日, '정부대책 본부' 설치..시민들 "출근은 어쩌나"
  • 등록 2020-03-26 오후 3:07:55

    수정 2020-03-26 오후 7:58:47

21일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에서 코로나19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끼고 벚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대로 가다가는 도시 봉쇄(록 다운)이 일어날 수 있다”(25일,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일본이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4월 12일까지 시민들의 이동·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역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많아지면서 가능한 해외로 나가지 말 것도 촉구했다.

고이케 지사는 25일 오후 8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23일 신규 확진자는 16명, 24일 17명이었는데 하루 만에 신규 확진자가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210명이다.

이는 일본 후생노동성(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격)의 예상 시나리오를 2배 웃도는 증가세다.

3월 20일 ‘춘분의 날’부터 금·토·일 ‘3연휴’에 들어가면서 후생성은 이대로 가다가는 도쿄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작성, 주의를 촉구했다. 이에 따르면 25일까지 도쿄 신규 확진자 수는 51명, 26일부터 일주일간 159명, 4월 2일부터 일주일간 320명의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더욱 나빴다. 20일부터 25일 사이 신규 확진자 수는 101명이었다. 여기에 25일 41명 중 확진자 수 10명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이케 지사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후생성의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최악의 경우 도쿄도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4만 5000명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도쿄도는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은 700개, 경증 환자 병상을 최대 3300개까지 확보한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기자회견서 “감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중대 국면”이라며 “26일, 27일은 가능한 재택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꼭 삼가해달라”고 강조했다. 26일에는 카나가와·치바·사이타마현 인근 지자체에 도쿄도와 왕래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당혹감이 흐른다.

2015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도쿄도로 통근이나 통학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은 하루에 약 290만명이다. 아직 학교는 개학을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문화 등의 핵심인 만큼 당장 모든 왕래를 최소화하기는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이타마현에 사는 한 남성은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년퇴직을 앞두고 인수인계를 위해 주말에도 출근하려고 생각했지만, 이것이 어려워지면서 오늘은 꼭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아이 3명을 데리고 급하게 토치기현에 있는 친가로 보냈다. 지난 2일부터 이어진 임시휴교로 집에만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집에만 가둬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토치기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인은 이날 바로 도쿄로 돌아온다.

내달 12일까지 이어질 자숙모드를 앞두고 도쿄 곳곳에서는 생필품·식료품을 구입하려는 행렬이 늘어섰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대책 특별조치법에 근거한 정부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첫 회의를 연다.

앞서 일본은 학교나 운동시설 등 사용제한을 요청하고 외출을 자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사태선언’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다만 긴급사태 선언을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잘못된 메시지가 사람들의 방심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월 개학을 앞두고 더 이상 휴교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닛케이가 음식점 장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레타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일본에서는 소비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KDDI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부야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거리 평균 체류 인구를 보면 2월 넷째 주에는 전월대비 42%까지 줄어들었지만 3월 들어서는 첫 째주 -27%, 둘째 주 -23%까지 감소폭이 차츰 축소되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 20일부터 3연휴를 맞아 우에노 공원 등 일본 각종 벚꽃 명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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