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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일컫는 말이다. 12년째 독일을 이끌고 있는 덕분에 별명이나 별칭도 많다. 그런 그가 24일(현지시간) 독일 정치사를 새로 썼다. 총선에서 승리, 헬무트 콜 전 총리와 더불어 4연임에 성공한 독일 최초 여성 지도자가 된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의 기독민주당(기민당·CDU)-기독사회당(기사당·CSU) 연합은 이날 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메르켈 총리는 가장 대표적인 별명 ‘어머니(Mutti)’에서 알 수 있듯 여타 국가 지도자들처럼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지니진 못했다. 집권 여당과 정치적 견해가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16년 장기 집권을 하게 된 것은 어머니같은 온화함과 단호함에 대한 독일인들의 신뢰 덕분이다. 이번 총선 역시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정당의 승리가 아닌 메르켈 총리 ‘개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메르켈 총리는 대표적인 실용주의적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시행착오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유연함을 지녔다는 얘기다. 최근 논란을 사고 있는 친(親)난민 정책만 봐도 일부 과오를 인정하고 무분별한 난민 유입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2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신념은 굽히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을 비판하는 자들에게 “기민당은 정책을 줄곧 바꿔왔지만 지지자들은 성내지 않고 받아들인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이 독일인 100명 중 33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AfD의 약진은 메르켈 총리에게 ‘극우정당 견제를 위한 연정 구성’이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떠안겼다. 국정 운영에 난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포퓰리즘 확대,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 등 나날이 커지는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도 안정적 정부 구성에 대한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포퓰리즘에 맞서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메르켈 총리는 이날 “다른 정당들과 힘을 합쳐 책임지고 국정을 잘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