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리드 차카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CB의 양적완화 대상에 자국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했다. 차카로토스 장관은 ECB가 그리스 국채를 사주게 되면 채권시장에 복귀할 수 있어 다른 국가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자체 발행한 국채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카로토스 장관은 “그리스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채권국의 손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ECB는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국채가 투자부적격 등급이어서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우선 채권국들끼리 완전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결정을 미룬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다음 달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 자금의 만기 연장, 부채 경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MF는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하는 그리스의 채무 위험성을 지적하며, 유로존이 먼저 그리스 부채 경감 조치를 취해야 3차 구제금융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가 오는 7월까지 ECB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70억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그리스에겐 부담스러운 액수로,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