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매출 '톱' 장악한 엔씨, 착잡한 게임사들

  • 등록 2019-12-11 오후 5:34:22

    수정 2019-12-11 오후 6:37:0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요즘 업계에선 고민이 많습니다. 리니지 시리즈의 차트 장악은 예상했던 결과이긴 하지만 사실로 확인되니 착잡한거죠. 지난 몇년간 과금을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착한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는데 결국 시장에서 성과가 나는 것은 소수의 핵과금러(게임 내 고액 결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었으니까요.”

최근 기자와 만난 한 게임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M’이 지난달 27일 출시된 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이다. 리니지2M은 출시 4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한 뒤 전작 ‘리니지M’과 함께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리니지2M은 출시 직후부터 정말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바로 ‘클래스(직업) 뽑기’라는 새로운 과금 체계를 선보였기 때문. 보통 MMORPG는 시작 직후 클래스를 부여받게 되는데, 다른 클래스를 플레이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용자들은 엔씨가 과금으로 새로운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게 했지만 이마저도 원하는 클래스를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뽑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엔씨는 무과금으로도 클래스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용자들은 핵과금러들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앱마켓과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는 ‘매출 1위’다. 첫날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넥슨이 착한 게임을 표방하며 내놓았던 기대작 ‘듀랑고’와 대비된다. 듀랑고는 기획부터 출시까지 총 5년 반의 시간과 대규모 개발인력을 투입했고,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호평받았으나 적정 수익을 내지 못해 서비스 1년11개월 만인 오는 18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게임업계는 이들을 바라보며 결국 엔씨가 다수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소수의 핵과금러를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자조섞인 평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많은 착한 게임들이 ‘재미는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평가 속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그럴 법도 하다.

게임사는 공익단체가 아니기에 수익을 내야하고, 그래야 게임 서비스도 지속될 수 있다. 한국에선 돈이 되지 않지만 미국에선 수년째 매출 상위권에 올라있는 퍼즐게임 ‘캔디 크러시 사가’를 보면서, 과연 우리는 해외 게임사들을 부러워하기 전에 착한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긴 한 건지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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