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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메모리 절대 우위·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이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미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올라타며 한·미 반도체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다목적 포석이 담겼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테일러 공장 투자 결정을 끝으로 미 대륙을 횡단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열흘간의 숨 가쁜 출장 일정도 막을 내리게 됐다.
삼성전자 ‘M&A 본격화’ 나서나 ‘관측’
23일 반도체업계·외신 등에 따르면 그래그 애벗 미 텍사스 주지사는 23일(미 현지시각) 오후 5시(한국시간 24일 오전 8시)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2공장을 테일러에 건설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과 19일 백악관 고위 인사와 미 의회 거물들과 잇따라 만나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하고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착공을 시작하며 2024년말께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올 초처럼 정전사태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되더라도 테일러 공장을 가동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5나노(㎚·1㎚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을 도입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공정을 앞세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업체와 사전에 충분한 물량 계약이 뒷받침돼야 파운드리 최강자인 TSMC를 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도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두 회사 간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올 4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미 인텔 역시 200억달러(24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지을 예정인 점도 부담이다. 가동시기 삼성전자의 2공장과 비슷한 2024년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아직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면서도 “미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허투루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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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JY ‘미래’ ‘뉴 삼성’ 출장 마무리
이로써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이 부회장 북미(北美) 출장도 막을 내리게 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뉴삼성’과 ‘미래’로 요약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22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미주총괄(DSA)·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찾은 자리에서 작금의 ‘초격차’ 전략을 넘어 미지의 미래까지 개척하는 이른바 ‘뉴 삼성’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면서 삼성의 변화와 새로운 도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