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투트랙' 파운드리 갖추는 삼성전자…1위 TSMC '정조준'

텍사스주지사, 한국시간 24일 '20조 규모' 투자안 발표
첨단 공정 도입…TSMC·인텔과 팹리스 고객확보 '전쟁'
정전사태 등 리스크 최소화+韓美 반도체 동맹 '공고히'
삼성전자, 이제 M&A로 시선 돌린다…'40조원' 베팅
  • 등록 2021-11-23 오후 6:53:29

    수정 2021-11-23 오후 10:20:3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상윤 이준기 기자] 삼성전자의 이번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 결정을 두고 텍사스주(州) 오스틴과 테일러에 ‘투 트랙’ 생산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이를 통해 정전사태 등 생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메모리 절대 우위·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이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미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올라타며 한·미 반도체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다목적 포석이 담겼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테일러 공장 투자 결정을 끝으로 미 대륙을 횡단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열흘간의 숨 가쁜 출장 일정도 막을 내리게 됐다.

삼성전자 ‘M&A 본격화’ 나서나 ‘관측’

23일 반도체업계·외신 등에 따르면 그래그 애벗 미 텍사스 주지사는 23일(미 현지시각) 오후 5시(한국시간 24일 오전 8시)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2공장을 테일러에 건설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과 19일 백악관 고위 인사와 미 의회 거물들과 잇따라 만나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하고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착공을 시작하며 2024년말께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올 초처럼 정전사태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되더라도 테일러 공장을 가동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 공장과 약 40㎞ 정도 떨어져 있어 기존 오스틴 공장 협력업체, 인프라 등을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인근에 20여개 대학이 있어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도 더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일러는 최근 2억9200만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의결하며 제2 파운드리 공장 유치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5나노(㎚·1㎚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을 도입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공정을 앞세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업체와 사전에 충분한 물량 계약이 뒷받침돼야 파운드리 최강자인 TSMC를 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도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두 회사 간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올 4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미 인텔 역시 200억달러(24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지을 예정인 점도 부담이다. 가동시기 삼성전자의 2공장과 비슷한 2024년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아직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면서도 “미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허투루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시선은 이제 글로벌 인수·합병(M&A) 쪽으로 옮겨갈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직후인 지난 8월 말 향후 3년간(2021~2023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240조원을 신규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해외 투자 규모는 60조원이다. 20조원이 테일러 공장에 투입된 만큼 나머지 40조원은 해외 유망 기업에 대한 M&A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열흘간의 JY ‘미래’ ‘뉴 삼성’ 출장 마무리

이로써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이 부회장 북미(北美) 출장도 막을 내리게 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뉴삼성’과 ‘미래’로 요약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동·서부를 횡단하며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등과의 잇따른 회동을 통해 바이오·5G·인공지능(AI) ‘미래 성장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한편 백악관·연방의회 등 정가의 거물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 해결 등에 나서며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22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미주총괄(DSA)·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찾은 자리에서 작금의 ‘초격차’ 전략을 넘어 미지의 미래까지 개척하는 이른바 ‘뉴 삼성’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면서 삼성의 변화와 새로운 도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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