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2인자서 첫 직선대통령…북방정책 평가에도 내란죄 오점

향년 89세로 영면
신군부 2인자로 정권 핵심으로 떠올라
6·29 선언 이후 첫 직선제 대통령 선출…북방외교 등 성과
5·18 무력진압, 비자금 등으로 수감
  • 등록 2021-10-26 오후 8:04:00

    수정 2021-10-26 오후 8:04: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사 정권과 문민정부를 잇는 과도기를 지낸 지도자다.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육사 동기 전두환 신군부의 2인자라는 이미지 탓에 과(過)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과도기의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유혈 충돌 없이 넘긴 것은 그의 공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북방정책과 토지개혁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198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군인서 대통령으로…6공화국 첫 직선제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12월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현 대구 동구 신용동) 팔공산 기슭에서 태어났다.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 11기로 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두환을 동기생으로 만난다.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을 비롯해 정호용·김복동 등 동기생들과 친분을 쌓았고 이는 ‘하나회’로 이어졌다.

고인의 정치적 전환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1979년 10월 26일 시작됐다. 이 사건 직후 12월12일 육군 9사단장이던 그는 동기생인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하나회 세력의 핵심으로 군사 쿠데타를 주도했다. 쿠데타 성공으로 신군부의 2인자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은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 정무2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초대 체육부 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를 거치면서 군인 이미지를 벗고 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1987년 노 전 대통령은 6공화국 이후 직선제로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선거 당시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지지를 받은 그는 전국 득표율 36%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북방외교·토지개혁 등 긍정적 평가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당시 소련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북방외교를 벌여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89년 2월 헝가리를 시작으로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추진했고, 소련과 중국과도 국교를 정상화했다.

특히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며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과 비핵화 공동선언 등 남북 관계의 기초를 마련했다. 1991년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라는 성과도 이뤘다.

또한 재임 기간 미온적인 처신으로 ‘물태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군사정권에서 민주화 정권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큰 유혈 충돌 없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른바 ‘3김(金)’과 화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 인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토지공개념 도입과 기업 비업무용 토지 매각 등 토지개혁 정책도 이후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군부 2인자’ 꼬리표…결국 헌정 사상 첫 구속 대통령

하지만 군사 쿠데타의 주도 세력이라는 꼬리표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은 12·12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전두환과 함께 구속 수감됐다. 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억여 원을 선고받았다. 헌정 사상 첫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지만, 오랫동안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3년 9월에야 뒤늦게 완납했다. 다만 여전히 5·18에 대한 사과와 추징금 환수를 거부하고 있는 전두환의 행보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인 김옥숙 여사와의 사이에 딸 노소영씨, 아들 노재헌씨를 두고 있다. 노소영씨는 아트센터 나비의 관장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장남 재헌씨는 최근 3년째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신군부의 일원이었던 아버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그만 하라고 하실 때까지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