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유재고 늘고 중동은 불안하고…`안갯속` 국제유가(종합)

美원유 생산 느는데 수요는 부진…원유수입도 증가
이라크 원유수출 확대…리비아도 지속 증산중
카타르 사태는 공급에 영향 없어…"반등 못한채 관망"
  • 등록 2017-06-08 오후 6:27:26

    수정 2017-06-08 오후 6:27:2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제유가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 감축 합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유가가 미국 원유 재고 증가에 하루만에 5% 이상 폭락했다.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유가 전망 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47달러, 5.1% 추락한 배럴당 45.7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도 4.1%, 2.06달러 추락한 배럴당 48.0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전자거래에서는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0.6% 안팎으로 반등하곤 있지만 여전히 지난 3월 이후 근 석 달여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OPEC과 비OPEC 국가들의 감산 합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원유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큰 악재가 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내 원유 재고는 330만배럴 증가한 1550만배럴이었다. 이는 당초 35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지난 2008년 이후 근 9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메모리얼데이를 시작으로 연중 휘발유 소비가 가장 많다는 드라이빙 시즌이 개막됐지만 휘발유 재고도 330만배럴 늘었다. 휘발유 수요가 50만5000배럴 오히려 줄어든 탓. 반면 EIA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내년에는 하루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인 10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클 위트너 소시에떼 제너럴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지난 4주 가운데 3주간 원유 재고가 줄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지만 오늘 데이터를 통해 이같은 전망이 모두 헛 것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은 미국내 원유 생산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원유 수입물량이 늘어난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 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사이의 가격 차이(=스프레드)는 지난주 1.99달러까지 줄자 미국 석유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자국산 원유 소비를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브렌트유를 비롯한 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렸다. 실제 지난주 미국의 해외 원유 수입물량은 하루 평균 35만6000배럴 늘어났고 수출은 74만6000배럴 줄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줄이고 수출량도 줄였지만 이라크는 원유 수출을 더 늘리고 있다. 이라크로부터의 미국 원유 수입은 지난주 하루 평균 114만배럴까지 급증해 지난 2012년 이후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무려 55%나 줄었지만 이라크산 원유 수입 증가가 이를 대체했다. OPEC 산유국 가운데 유일하게 리비아도 산유량을 늘리고 있다. 하루 평균 100만배럴까지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OPEC 감산량의 3분의1 수준에 이른다.

필 스트레이블 RJO퓨처스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원유 재고 보고서가 원유시장에 치명타를 가했다”며 “이렇게 원유 재고가 늘어난다면 시장 균형을 다시 바로 잡기는 어려울 것이며 시장 안팎에서는 유가가 다시 20달러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얘기들까지 나돌았다”고 전했다.

사우디 등 7개국이 카타르과의 국교 단절을 결정한데 이어 이슬람국가(IS)가 이란의 심장부인 테헤란에 연쇄 테러를 가했지만 아직까지 원유 공급량엔 충격을 주지 않고 있다. 카타르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3분의1을 책임지는 최대 수출국이긴 하지만 원유만 놓고보면 OPEC 산유량의 2%인 하루 평균 61만8000배럴을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어 시장 충격이 별로 없다. 그나마도 국교 단절로 인한 생산 차질도 전혀 없는 상태다.

원유시장 컨설팅업체인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를 이끄는 앤디 리포우 대표는 “원유시장은 높아진 재고물량으로 인해 충격을 받았다”며 “글로벌 원유 재고가 언제쯤 줄어들 것인지를 지켜보면서 시장은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한 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럴 경우 주요 산유국들은 감산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압박을 더 심하게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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