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제 전시회 15개 취소되거나 미뤄지거나
9일 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달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 예정이던 ‘보안 및 방위산업 전시회(VIDSE Vietnam)’를 시작으로 7월까지 열릴 예정이던 방위산업 관련 국제 전시회 15개 가운데 7개가 취소됐다.
나머지 8개마저도 6월 이후로 미뤄지거나 날짜조차 정해지지 못한 채 순연됐다. 지난 2월 싱가포르 에어쇼가 열린 이후 국제 전시회가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VIDSE는 3월에서 9월14~16일로 개최 시기가 연기됐다가 다시 내년으로 늦춰졌다. 이 전시회에는 한국 등 전 세계 120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전시회(ISNR)와 오는 14~16일 계획된 브라질 LAAD 시큐리티 등도 순연된 이후 구체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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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6월8~12일 예정된 유로사토리(EUROSATORY)와 7월20~24일 영국 런던 예정된 판보로(FARNBOROUGH) 에어쇼 모두 취소됐다. 유로사토리는 참가 규모만 90여개국 업체 2000개가량에 달하는 주요 전시회이며 판보로 에어쇼는 싱가포르·파리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힌다. 특히 판보로 에어쇼는 현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연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공개한 것보다 발전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관련 기술·비전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방산업계 특성상 이들 국제 전시회는 방산업체가 제품·서비스를 알리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주요 통로다. 화상 상담으로 대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LIG넥스원(079550)·한국항공우주(047810)(KAI)의 지난해 수출 비중은 25.0%(민항기사업 포함)였다. 업체별 수출 비중을 보면 한국항공우주가 54.7%로 가장 높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2.2%, LIG넥스원 12.7%, 한화시스템 0.4% 등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체는 여러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고 다른 국가의 방산 관계자와 수차례 만나면서 수주 계약을 목표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데 상반기 잇단 전시회 취소 혹은 연기로 이같은 작업이 어려워졌다”며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장 실적엔 영향 ‘미미’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제한돼있고 전시회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다보니 당장 수출 판로를 넓히긴 쉽지 않다”면서도 “다른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의 제품 생산은 정상 진행되고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