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23조2000억달러(GDP 대비 210%)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세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9조달러가 증가했다.
이중 외화표시 부채는 1분기 기준 8조50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기업 부문의 외화 부채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부문의 외화 부채도 금융위기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한 3조달러로 집계됐다. 중국의 금융부문 외화부채는 2010년 1분기 1100억달러에서 지난 1분기 7850억달러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부문의 외화부채는 아르헨티나가 GDP 대비 44%로 독보적으로 높았다.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를 극복하기 위해 달러화 표시 국채 발행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표시 부채가 전체의 76%를 차지했으며, 유로화가 15%로 뒤를 이었다.
부채 확대 속에 신흥국들의 채무불이행 우려도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차입 비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무역분쟁까지 맞물리며 달러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 환율 불안 국가들의 부채 상환 리스크가 내년까지 확대되면 해당국들의 금융불안이 단기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재집권 이후 통화정책 개입 우려로 자본 이탈이 재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합의에도 환율 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외화 약세와 함께 경기 부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