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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종사자 4명 중 2명 장티푸스 보균자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번에 장티푸스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의 가족들에게선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면서 “장티푸스는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어서 생기는 질병으로, 이러한 균의 특성을 고려해 구내식당을 감염 원인으로 보고 추적 관찰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서귀포칼호텔 구내식당 종사자는 영양사 1명을 포함해 조리사 등 총 4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보균자로 확인됐다.
장티푸스는 발병 원인균인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법정 1군 전염병이다. 동남아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위생관리에 소홀한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한다. 잠복기는 3~60일(평균 8~14일)로, 지속적인 발열과 두통, 오한,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종합식품회사’ 신세계푸드, 위생 관리 질타
대표적인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꼽히는 장티푸스가 고객 관리가 철저한 특급호텔에서, 그것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단체급식장에서 발생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도내 장티푸스 감염자는 2015년과 2016년 각 1명씩 총 2명에 불과했다.
호텔 측은 지난 5월 중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부터 보건당국의 지휘 하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6월초 추가 환자가 발생하자 호텔 전 직원 148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신세계푸드 조리종사자 2명의 보균 사실을 확인했다.
호텔 측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했으며 호텔 전체에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구내식당에 보관 중이던 식자재를 전량 폐기하고, 조리기기와 기구 등을 전면 교체하는 등 부엌시설 및 식당 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5월11일 이후 호텔 투숙객들에게 장티푸스 의심 증상이 생길 경우 신고하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도 발송했다.
칼호텔은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한 서귀포점의 운영을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일시 중단했다가 7월20일까지로 휴업기간을 연장했다. 서귀포칼호텔은 지난 21일 영업을 부분적으로 재개한 상태다. 호텔 폐쇄는 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그로 인해 사태를 조기 수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번 전염병 사태로 칼호텔 측이 입은 영업손실은 수억원에 달한다. 호텔 측은 “유사사례 예방 차원에서 급식업체 인력을 전원 교체하고 취사환경 개선 작업도 끝마쳤다”면서 “보건위생당국의 원인규명 결과 급식업체의 문제로 최종 판명될 경우 즉시 업체 교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과 관련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공식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가 마무리되고 결과를 통보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