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자운용원은 30일 ‘2022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자료에서 “글로벌 물가가 높은 원자재, 에너지 가격 장기화,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하반기에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본격화와 이에 따른 수요 둔화 등으로 하반기 중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8월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점 시기가 지연될 경우 정책금리 인상폭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정책금리를 하반기중 1.75%포인트~2%포인트 올려 연말 3.5% 내외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9월부턴 대차대조표 축소한도로 확대할 전망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 연말 수신금리가 1%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만 총 1.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 영란은행도 정책금리는 0.75~1.25%포인트 올려 연말 2~2.5%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도 각각 2.85%, 3.0%로 하반기에만 각각 2%포인트, 1.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 안전자산 수요로 강세가 예상되지만 ECB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추가 강세폭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빠르게 안정되거나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가 완화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축소되는 행운이 나타난다면 달러화의 약세 전환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 약세가 예상되지만 미 달러와와 패러티(유로달러 1.0)에 이를 만큼 절하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ECB가 금리 인상을 시작 3분기 중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한 금리 인상은 연말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차를 역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외자운용원은 연말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0.3%포인트 내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단기물이 금리 상승을 견인하는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 연기금 수요 등에 장기물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인플레 수준이 유지되고 글로벌 공급망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기업 실적 우려가 부각되며 연말까지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중 인플레 정점 인식이 확산돼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될 경우 연말 주가는 최소한 6월말 대비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게 외자운용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