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차례 때리고 피 떨어져"…딸 살해 엄마 거짓말 뒤집은 9살 오빠

8살 딸 살해한 20대 부부 징역 30년 선고
法, 살인 고의성 인정…9살 아들 진술 결정적
  • 등록 2021-07-22 오후 7:01:00

    수정 2021-07-23 오전 12:38:48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대소변을 먹이는 등 8살 딸을 학대한 끝에 살해한 20대 부부의 범행 고의성이 법정에서 인정된 데는 9살 아들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8살 딸 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계부와 친모. (사진=연합뉴스)
여동생의 사망을 집에서 직접 목격한 한 살 위 오빠는 경찰 조사에서 엄마의 거짓말을 뒤집는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부부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22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8·여)씨와 그의 남편 B(27·남)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 부부는 그동안 재판에서 딸을 학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피해자의 9살 오빠는 이미 경찰 조사에서 엄마의 주장과는 다른 진술을 한 사실이 이날 법정에서 뒤늦게 공개됐다.

그는 4차례 조사에서 “(여동생이 사망한 당일) 원격수업이 끝난 후 집에 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데 동생이 넘어지는 소리를 들었다”며 “엄마가 ‘얘 또 오줌 쌌다’고 했고 10∼15차례 때리는 소리도 났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 동생은 쭈그리고 앉아 떨었고 엄마가 물기를 닦아 주지 않았다”며 “평소에도 엄마는 찬물로 동생을 샤워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동생의 엉덩이와 발에서는 (흉터) 딱지가 떨어져 피가 나고 있었다”며 사망하기 전 동생의 몸 상태도 기억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의 아들 진술에 관해 “직접 겪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라며 “사건 당일뿐 아니라 피고인들의 과거 학대 등에 대해서도 범행 도구와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런 진술은 피고인들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상처 사진과도 일치한다”며 “(아들도) 피고인들로부터 일부 학대를 당하긴 했어도 부모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는 지난 3월2일 인천시 중구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8)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C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고 당시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숨진 아이는 110㎝의 키에 몸무게는 또래보다 10㎏ 넘게 적은 13㎏으로 심한 저체중 상태였다.

부검 감정서에는 ‘온몸에 살이 없어 뼈대만 드러났고 지방층도 손실돼 없으며 위와 창자에 내용물도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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