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났는데 비트코인은 왜 오르나요?[궁즉답]

美 금융제재 피하려는 러시아 수요 때문
전세계 시세보다 3배 높은 상승률 보여
제재 세질수록 ‘대체 자산’ 비트코인 상승
‘위험자산’ 성격도 있어 계속 오를지 불투명
  • 등록 2022-03-02 오후 5:38:35

    수정 2022-03-02 오후 5:48:03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비트코인이 급상승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는데 오히려 비트코인은 왜 오르는 걸까요?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비트코인을 사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럽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스위프트는 1만1000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고도로 높은 보안을 갖춘 전산망입니다. 결제망 차단에 따라 러시아는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금융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스위프트 퇴출’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루블화 가치 추락으로 인한 손실을 피하고자 루블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려는 러시아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얼마나 급증하고 있는지는 시세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이 전세계 평균, 한국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오후 3시30분 전세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1.97% 올랐습니다. 같은 시간에 우리나라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기준으로는 비트코인이 0.60% 하락했습니다.

2일 오후 3시30분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시세 상승률(BTC/RUB)은 6.42%였다. (사진=바이낸스)


반면 2일 같은 시간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시세 상승률은 6.42%였습니다. 전 세계 평균보다 도지코인(6.44%), 이더리움(7.43%), 니어프로토콜(NEAR·22.08%) 등도 급등세입니다. 러시아 수요가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입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의 금융제재로 러시아 자국 통화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탈중앙화 된 비트코인의 ‘대체 자산’ 성격이 나타난 것”이라며 “최근 전체 코인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인데 러시아에서 급격한 수요가 몰리자 전체 비트코인 시세가 10% 넘게 오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까요? 이는 미국의 금융제재 수위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로선 당분간 금융제재 수위가 더 세져서 비트코인으로 갈아타려는 러시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 부연구위원은 “스위프트 제재가 언제 풀릴지 알기 쉽지 않다. 사태 추이에 따라 제재 강도가 세지고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며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자산동결을 하게 되면 돈이 안 돌게 돼 러시아의 자산운용 경직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재 강화→루블화 하락→비트코인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이 ‘위험자산’ 성격도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1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지수 모두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는 좋지 않았습니다. 증시가 악화할수록 주식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최근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위험 자산 성격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에는 비트코인 상승세가 꺾이고 횡보하는 시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1주일 비트코인 시세. (사진=코인마켓캡)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AI인 줄 알았는데..카리나
  • 나는 나비
  • 천산가?
  • 우린 가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