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냐?" 법정 선 신격호 횡설수설에 신동빈·서미경 눈물

"여기가 어디냐"·"왜 여기에 내가 있나" 혼잣말 반복해
'경영권 분쟁' 신동빈에 일어로 말걸어..재판부 이례적 허가
퇴정 명령에 마이크 던지기도..신동빈·서미경 눈물 보여 '
재판부, 변론 분리 후 정신건강 문제 판단하기로
  • 등록 2017-03-20 오후 5:11:08

    수정 2017-03-20 오후 5:18:50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횡령·배임 사건 1차 공판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치매설’이 제기된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열린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재판에서 출석한 내내 횡설수설해 재판정에 함께 선 가족들을 눈물짓게 했다. 앞서 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일가 횡령·배임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한 신 총괄회장은 재판 시작 후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법정에 도착했다. 재판정에서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의 각종 요구에도 아무 답변을 하지 못하고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조문현 변호사가 다가가 “여기는 법정이다. 회장님이 재판을 받는 것이다. 회장님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고 알려줬지만 신 총괄회장은 “내가 횡령했다고?”를 반복하며 혼잣말을 계속했다. 그는 이후에도 “이게 뭐하는 것인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재판 중인 건 아시나? 재판 중인 거 모르세요?”라는 재판부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 변호인은 “중간중간 기억을 못 하지만 재판을 하는 건 아신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직후부터 인근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게 일본어로 지속적으로 말을 건넸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 옆자리로 자리를 바꿔 앉아 이례적으로 대화를 허가했다.

재판부는 공판 중간에 신 회장에게 “대화가 되느냐. 신 총괄회장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 회장은 “대화가 원활하진 않다”며 “누가 본인을 기소했고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어보신다”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후에도 일본어로 “롯데그룹은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날 기소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재판부 명령에 따라 법정에서 퇴정 하는 중에 한국어로 “할 말 있다”고 소리쳤다. 재판부가 발언을 허가하자 방청석 앞에서 “여기가 어디냐. 왜 여기 있느냐”며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다. 내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날 기소할 수 있느냐. 책임자가 누구냐”고 소리쳤다.

신 총괄회장은 “퇴정 하셔도 될 거 같다”는 재판부의 말에도 가지 않겠다고 버티다 들고 있던 마이크를 법정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수행비서들에 의해 법정 밖으로 나가는 중에도 “왜 이러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서미경씨. (사진=방인권 기자)
피고인석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동빈 회장과 서미경(57)씨는 신 총괄회장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온 신 전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결국 신 총괄회장에 대해 “재판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변론을 분리, 별도로 재판을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판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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