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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기준금리 발언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해석되면서 추후 인상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채권금리가 상승하며 긴장감이 만연해 있다. ‘7월 인상론’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한은 내부에서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3년물 금리 2.3% 상회…두달來 최고
채권시장 한 인사는 “주말 이 총재의 발언으로 금리가 추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 조건으로 3% 경제 성장률과 2%대 물가 상승률 등을 꼽았다. 올해 달성 가능한 전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총재의 언급은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이번달 금통위 때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흥국 통화 약세 조짐도 조기 인상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달러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일부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흥 통화로 꼽히는 원화 역시 한반도 훈풍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다.
“7월 인상론 내부 시그널 잘 안 보여”
하지만 한은 내부의 시각은 약간 다르다. 한은 측은 이 총재의 발언 직후 “기존의 일반적인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것”이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이 총재의 언급이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기 전 시장에 던지는 시그널 차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7월 인상론이 다소 성급하다는 기류도 있다. 한 관계자는 “7월 인상에 나서려면 늦어도 지금쯤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후인 8월 혹은 10월 인상 쪽에 무게가 쏠린다는 뜻으로 읽힌다.
변수는 미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통해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상할 게 유력하다. 우리나라(1.50%)보다 50bp 더 높다. 또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50bp 이상 되는 걸 한은이 어떻게 판단할 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