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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과 ‘캠핑클럽’ 등을 연출한 마건영 JTBC PD는 1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8회 이데일리 W페스타’ 크리에이티브 포럼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콘텐츠를 꿰뚫는 키워드로 ‘감성’을 소개하면서 대중을 설득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마 PD는 이날 ‘대중은 디테일에 감동한다’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감성이란 단어가 감동과 힐링보다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성, 감동과 힐림 없으면 안 나와”
마 PD는 ‘효리네 민박’ 첫 편을 촬영할 때도 자신이 실제로 제주도에서 느꼈던 감성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곳에 앉아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도시의 기계음도 안 들리고 햇볕이 뜨거웠다”라며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이 감정을 화면에 전달할 수만 있으면 되겠구나’ 그렇게 해서 시작했다”고 했다.
마 PD는 자신이 느낀 이런 감성을 세밀하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했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감성은 감동과 힐링이 없으면 안 나오지 않느냐”며 “그런 프로그램 색깔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마 PD는 감성과 감동이 묻어나는 프로그램 만들기 위해서는 ‘판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크리에이티브라는 얘기를 할 때 이 세상에 없는 것, 특출난 것을 생각한다”며 “저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판타지를 일반적인 것에서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비틀즈 이후 나올만한 음악 멜로디는 다 나왔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감정 과잉 경계 당부 “비울 수 있어야”
마 PD는 추억 속 걸그룹 핑클을 14년 만에 ‘완전체’로 소환한 ‘캠핑클럽’에서 ‘우정여행’과 ‘국내 여행’을 포인트로 ‘가정 있는 20~40대 여성들도 마음만 먹으면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마 PD는 “이 프로그램을 보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분이 많았다”며 “각자 상황은 다르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또 “20대, 30대, 40대까지 여성이 여행을 가고 싶다는 단체 채팅방만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거기에 추진력 강한 사람 한 명 만 있으면 여행이 가능하다는 판타지를 화면으로 보여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음악과 자막의 과잉은 프로그램에 대한 상상의 여지를 없앤다”며 “우는 장면에서 너무 우는 것에 집중해 조명을 만들면 거부감이 생긴다. 우는 감정선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포인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