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뮤지컬 '영웅본색', 영화 찍는 기분입니다"

오우삼 감독의 동명영화 첫 무대화
1000여장 LED 패널로 홍콩 재현 '눈길'
트렌치코트·영화 주제가 등 향수 자극
"남자만의 의리? 모두가 공감할 주제"
  • 등록 2020-01-02 오후 5:35:35

    수정 2020-01-02 오후 5:38:04

뮤지컬 ‘영웅본색’의 한 장면(사진=빅픽처프러덕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인데 매 장면이 영화 한 편 찍는 기분이다.”

뮤지컬 ‘영웅본색’에서 자호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유준상은 2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영웅본색’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혁신적인 무대 기술을 쉼 없이 자랑했다.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시작을 알린 오우삼 감독의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연출가 왕용범, 음악감독 이성준 등 국내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이날 시연회를 통해 일부 장면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첫 장면부터 홍콩의 야경을 그대로 재현한 LED 스크린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준상은 “연습할 때 왕용범 연출이 배우들이 무대에서 연기하면 뒤에 있는 스크린의 영상이 장면마다 바뀔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시엔 실감이 가지 않았다”며 “지금 무대를 보면 영화처럼 100개가 넘는 장면이 스크린에 나오고 있어 그 속도에 맞춰 마치 영화를 찍듯 한 편의 뮤지컬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영웅본색’은 대·소도구 등 무대 세트 대신 극장 3면에 설치한 스크린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공간을 구현한다. 1000여 장의 LED 패널로 만든 스크린으로 배우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영상을 송출해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엄지 무대 디자이너와 송승규 영상 디자이너가 무대와 영상 제작을 맡았다.

홍콩의 트레이드마크인 마천루를 시작으로 트램이 달리는 홍콩 시내 풍경, 홍콩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익청빌딩을 형상화한 장면 등으로 원작영화 특유의 정서를 재현했다. 자호의 동생인 경찰 자걸이 마약사범을 붙잡아 경찰서에 보내는 순간 영상의 전환으로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자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영화 같은 편집의 묘를 살린 연출도 인상적이다.

자걸 역을 맡은 배우 한지상은 “이번 작품에서 유준상 선배님이 자주 하는 말이 ‘템포 싸움’이다”라며 “영화와 같은 편집이 힘든 무대 위에서는 배우인 우리가 야무지고 찰진 편집을 위해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의 한 장면(사진=빅픽처프러덕션).


뮤지컬은 범죄자인 자호와 경찰인 자걸 형제, 자호와 의형제를 맺은 마크와 이들을 위기로 몰아넣는 아성 등 ‘영웅본색’ 1편의 등장인물이 그대로 등장해 원작 스토리를 최대한 따라간다. 여기에 ‘영웅본색’ 2편의 사건도 적절히 차용해 원작의 향수를 잘 느낄 수 있도록 극을 구성했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마크가 돈에 불을 붙여 담배를 태우는 장면 등 영화 속 명장면도 적절히 오마주했다.

‘당년정’ ‘분향미래일자’ 등 ‘영웅본색’ 1편과 2편의 주제곡을 넘버로 활용한 점도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원작영화의 팬이라면 배우 적룡(자호 역), 주윤발(마크 역), 장국영(자걸 역)의 강렬한 캐릭터를 계속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배우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최대한 자신만의 색깔로 연기에 임하고 있었다.

마크 역을 맡은 박민성은 “마크의 경우 주윤발이 연기했던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할 수도 없을뿐더러 따라 해봤자 아류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매 장면 감정의 최대치를 나름대로 표현하면서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 개봉한 원작영화의 주제인 ‘남자들의 의리’가 2020년 무대에서도 관객에게 잘 전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준상과 함께 자호 역을 맡은 민우혁은 “뮤지컬 관객 중에는 여성이 많다 보니 남자들의 진한 우정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도 했지만 몇 차례 공연을 해보니 ‘의리’가 남자만의 상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통된 감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웅본색’에는 유준상·임태경·민우혁이 자호 역, 한지상·박영수·이장우가 자걸 역, 최대철·박민성이 마크 역으로 출연한다. 이들 외에도 김대종, 박인배, 제이민, 송주희, 유지, 이정수, 선한국, 문성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는 3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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