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현대중공업, 産銀 자회사 손잡고 두산인프라 인수 추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 참여
KDB인베스트먼트와 깜짝 컨소시엄 구성
두산인프라 인수시 세계 5위 업체 발돋움
MBK파트너스·글랜우드PE 등 유력 사모펀드도 출사표
  • 등록 2020-09-28 오후 5:15:19

    수정 2020-09-29 오전 7:42:11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그룹 자산 매각의 최대어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인수전에 뛰어들며 유력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세계 5위권의 건설 기계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참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산업은행의 측면 지원을 받아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된 것처럼 국내 구조조정 기업을 인수해 주력 사업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협업 전략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 두산인프라 예비 입찰 참여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해 이날 진행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 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전량(36.07%)이다. 이날 두산인프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주식 가치는 약 6900억원,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인프라코어 자회사 두산밥캣(241560)의 지분 가치를 제외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 대금은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업종인 건설 기계 생산 업체인 현대건설기계(267270)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일찌감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그간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설을 부인해 왔다.

이번에 인수전 참여로 돌아선 것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판매 법인 관련 투자자와의 소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약 7000억원가량을 두산그룹이 떠안기로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소송으로 인한 우발 채무 발생 위험 등 경영권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걸렸지만, 두산 측이 먼저 자구안을 내놓고 산업은행 산하 자회사가 같이 인수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부담이 덜어졌다고 판단해 입찰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50톤급 대형 굴착기[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 자회사,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 구성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업무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컨소시엄을 이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대금을 보태기로 했다. KDB인베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 재편, 경쟁력 강화, 국내 기술 유출 방지 등 여러 면에서 인프라코어의 인수 후보로 적합하다고 봤다”며 “우리도 기업 구조조정이나 산업 재편 쪽에 특화된 사모펀드 운용사(PE)인 만큼 현대중공업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보고 협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경영권 인수 자금 중 KDB인베의 투자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 기계 시장 국내 점유율 1위, 세계 9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어 글로벌 건설 기계 5위 회사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의 글로벌 건설 기계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1.5%로 20위다. 점유율 3.7%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합치면 단숨에 스웨덴 볼보건설기계(시장 점유율 5.2%)에 맞먹는 5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겪는 현대건설기계도 규모의 경제 효과로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중공업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기계 영업이익은 2018년 2087억원에서 지난해 1578억원, 올해 상반기 526억원으로 뒷걸음질했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간 3000억원 중반대 영업이익(두산밥캣 제외)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인프라코어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글랜우드PE 등 유력 사모펀드도 출사표

이날 예비 입찰에는 국내 1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작년 세계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기업인 SKC코오롱PI를 인수하며 주목받은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FI)도 출사표를 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 기계 사업부 분할회사인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1조7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 라파즈한라시멘트(현 한라시멘트) 인수·매각으로 큰 수익을 내는 등 업계의 신흥 강자로 꼽힌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전격 참여하면서 판세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향후 본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두산은 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약속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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