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산업경제이슈 제78호 ‘최근 수출여건 개선과 회복 가능성 점검’ 리포트(김재덕·신현수 연구위원)에서 “2020년 들어 우리 수출 증가세 회복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라며 “국제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단가 회복 등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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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이 꼽은 올 초 긍정적 신호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중국 주요 경제지표 호전 추세 △뚜렷한 반도체 단가 회복세 세 가지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15일 지난해 시행했던 보복성 관세 부과를 철회하거나 완화하고 교역량을 늘리는 1단계 합의에 서명했다. 아직 갈등이 끝난 건 아니지만 이번 1단계 서명만으로도 우리 수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대 중국 수출 감소액이 지난해 전체 수출 감소의 41.4%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세계교역 증가율이 1.0%로 전년(3.7%)보다 큰 폭 떨어진 것도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포트는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는 선진권과 중국을 중심으로 그동안 미뤄온 투자를 재개할 유인으로 작용해 우리 중간·자본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증설 등 투자 증가는 반도체 단가 회복을 가속화해 우리 수출 증가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포트는 “중국 정부는 올해도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 적극 재정정책을 계획 중”이라며 “중국의 지표 개선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뿐 아니라 그동안 부진했던 일반기계·건설장비 품목의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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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는 11월 중순 이후 10% 가까이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요 메모리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DXI지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특히 앞으로도 수요량 증가 요인은 많은데 공급량을 그만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IHS마르키트나 WSTS, IC인사이트 등 국제 시장조사기관은 국제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는 10~15% 줄었으나 올해는 5~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세대 통신(5G) 확산과 다국적 기업의 데이터 서버 투자 재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규 수요 확대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감산으로 공급 여력은 제한적이다.
리포트는 “지난해 말 이후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거나 일부 품목 상승 전환이 이뤄지며 올해 가격 회복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 땐 우리 수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포트는 “수출 회복세에 탄력을 더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제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상시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수출 지원과 수출구조 다변화 정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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