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떠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이후 향방은

채권단 주도 자율협약 의한 구조조정 예정..노조 반발 변수
경영정상화 이후 제3자 매각 수순 유력..워크아웃 가능성도
  • 등록 2017-09-26 오후 5:52:06

    수정 2017-09-26 오후 5:58:17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본사건물.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하던 금호타이어의 운명에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고,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주도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또 한 번의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자율협약 체제하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나면 3자 매각 재추진이 유력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상표권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 허용 등의 방법을 통해 채권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고 자율협약에 의한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방안 등을 논의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조기 정상화돼 지역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희망해 필요한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 회장은 아울러 앞으로 경영정상화 과정의 부담을 없애는 차원에서 현 금호타이어 경영진과 함께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의 자구안 거부 입장에 “채권단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며 “채권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중국공장 지분매각 △PEF(사모펀드) 방식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대우건설 보유 지분 매각 방안 등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같은 자구안의 실효성 및 이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자구안을 부결하면서 금호타이어는 또 한 번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채권단은 이른 시일 내에 외부실사를 마치고 자율협약 방식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추가 출자전환과 채무 상환유예, 신규 자금지원 등 회생 계획이 담긴 구체적인 자율협약 내용은 내달께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점에서 기업구조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과 유사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어 워크아웃보다 한 단계 낮은 단계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자금관리 등 경영판단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만, 워크아웃과 비교하면 채권은행 여신 건전성 분류 기준이 느슨해 채권 손상 등의 부담이 덜하다.

채권단 주도의 경영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난 뒤에는 다시 한 번 제3자 매각을 위한 재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궁극적인 목표가 출자전환 지분 매각을 통한 채권 회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단의 75%가 합의하면 추진할 수 있는 워크아웃과 달리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100%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워크아웃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자율협약의 정확한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동의 여부가 엇갈릴 수 있다”며 “외부실사 이후 상황에 따라 워크아웃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다. 금호타이어 정상화까지 대규모 신규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조와 구조조정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전일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고통분담 요구는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어 추석 이후 노조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정상화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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