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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 시절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 간담회’에서“한국과 한미동맹은 정치적 목표를 위한 바게닝칩(Bargaing chip·협상수단)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4년을 “악몽의 계절”이라고 표현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미동맹은 우리나라에게도 이득이었지만 미국의 전략적인 이해에도 부합했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동맹국을 일방적인 수혜국인 것마냥 취급했다는 것이다.
또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큰 고민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우리와의 협의도 없이 한미 군사연합훈련을 축소하고 행동계획이 없는 막연한 비핵화 합의를 큰 결실이라고 선전했다”고 비판했다.
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동맹국의 외교 안보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호주 등 아시아 동맹국, 유럽의 나토 동맹국과도 신의를 저버리고 우호관계를 훼손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 전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 되더라도 “한미 관계는 어려운 쪽으로 더 복잡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학계를 중심으로 역외균형전략(offshore balancing), 대륙 박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자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며 “영원한 동맹 없는 균형정책까지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한국 안보에서 미국의 적극성이 후퇴할 가능성은 상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장관은 “미국 민주당이 집권해도 한미 관계에 대한 정책과 시각에 대해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에서 거리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바이든은 상원의원 때도 온건파였지만 당선될 경우 얼마나 우클릭을 할지, 좌클릭을 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은 우리 내부에서부터 외교안보전략에 대한 ‘콘센서스’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대북정책의 경우, 어떤 정권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졌고 이것이 한미 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치권의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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