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친구 황희는 '그쪽' 사람..공수처법 기권 사과 요구"

  • 등록 2021-01-21 오후 4:44:39

    수정 2021-01-21 오후 4:44:3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표결 기권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했었다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각 평 -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황희 의원은 두루두루 원만한 편이다. ‘친문(親문재인)의원’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지만 밖으로 표를 내는 일은 별로 없었다”며 “동갑이어서 친구처럼 잘 지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친문 의원들이 모인다는 ‘부엉이 모임’이 문제가 되었을 때 기자들로부터 계파 갈등에 대해 질문을 받곤 했는데 나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황희 의원한테 나도 부엉이 모임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 아마 받아줄 것이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방어를 해줬다. 황희 의원 개인에 대한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번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황희, 권칠승 의원은 민주당 내 친노·친문계 의원들이 만든 ‘부엉이 모임’ 출신으로, 문 대통령이 임기 마무리를 위한 ‘친정 내각’을 구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두 후보자는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냈고, 문 대통령도 당시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부엉이 모임’은 20여 명이 함께 출범했다가 “계파 정치”라는 논란 끝에 2018년 해체했다.

금 전 의원은 또 “개인의 성격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진 않는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한창 공천이 진행되던 시기의 일”이라며 본격적으로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 지역구는 정봉주가 온다, 김남국이 온다, 유독 말이 많았다”며 “복수의 공천 신청자가 있던 현역의원 지역구 중 유일하게 당에서 추가 공천신청을 받아서 신경이 쓰이던 중에 황 의원이 전화를 해왔다. 공수처 표결에서 기권한 일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의 말을) 가볍게 받아들이고 무슨 원칙론을 펴기보다는 ‘야, 공천을 앞두고 내가 그걸 사과하면 당에서 강요해서 한 걸로 보일 텐데 당에도 안 좋고, 나도 모양이 안 좋지’라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며 “그때 황 의원은 정색을 하고 ‘이건 내가 친구로서 하는 충고가 아니라 우리 쪽에서 정리해서 전달하는 입장이야. 네 답변은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금태섭 전 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금 전 의원은 “평소와 달리 공식적으로 확인하듯이 묻는 어조에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냥 사과하지 않겠다고 다시 대답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며 “황 의원이 얘기했던 ‘우리 쪽’이 정확히 누구를 가리킨 것인지는 지금도 모른다. 그쪽의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황 의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후 나는 당으로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공수처 표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공천 문제를 ‘정리해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단호하게 거절했다”면서 “그때부터 나는 황 의원을 ‘그쪽의 정리된 입장을 전달하는 사람’쯤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의 주장은 당에서 지역구 공천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공수처법 표결 기권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 전 의원은 2019년 말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표결 당시 기권을 행사했다. 이후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정봉주 전 의원과 당시 김남국 변호사의 출마 시도 등 잡음이 나온 끝에 경선에서 탈락했다.

또 금 전 의원은 공수처법 표결 기권 행사해 당론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민주당 윤리심판원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후 재심 신청을 요구했지만 거듭 재심이 미뤄졌고, 그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문화예술계가 정권의 향방에 영향받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려야 한다는 당연한 요구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배경을 생각해볼 때 문체부의 수장 자리에 한쪽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던 분이 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정권 4년 차에 다른 부서도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아무런 관련 경력도 없는 친문 의원이 지명될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라며 “다른 부처에도 ‘영혼이 있는’ 장관이 있는지 지극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황 후보자는 현재 국회 국방위 간사로, 재선을 하는 동안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활동한 적이 없다. 이러한 점이 청문회에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과거와 뭐가 다른지 정말 모르겠다. 진정 좋은 기회를 편 가르기 하면서 날려보내고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깊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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