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는 2012년 9월 한국 신용등급을 AA-로 올린 이후 4년 1개월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A-는 피치 등급 중 넷째로 높은 것이다.
다만 정부가 기대했던 등급 상승은 이루지 못했다.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8월 한국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계단 상향 조정하며 역대 최고 등급을 줬다. 무디스도 지난해 12월 한국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등급 올렸다. S&P의 AA와 무디스의 Aa2는 셋째로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한국 경제가 다른 비슷한 수준 국가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2.8%, 2.9%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성장 경로는 2011~2015년 평균 성장률인 3%에 약간 못 미칠 것으로 봤다. 중국 경기 둔화가 부분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외 건전성은 현재의 등급을 유지하는 주요 요소로 꼽았다. 1998년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 경상 계정 수입의 8.6개월치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순 대외 채권 포지션 등을 높이 산 것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8.9%인 정부 부채 비율도 ‘AA’ 등급 국가 평균(39.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데도 우리는 등급을 안정적으로 재확인받은 것”이라며 “3대 국제 신평사가 부여한 등급 모두 중국보다 한 단계, 일본보다는 두 단계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