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文대통령 “재정 감당할 손실보상제”…솔로몬 해법 촉구

文대통령, 25일 복지부·식약처·질병청 업무보고
  • 등록 2021-01-25 오후 4:58:11

    수정 2021-01-25 오후 4:58:11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손실보상제 도입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중기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또한 당정이 함께 검토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의 2021년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일자리 회복은 더디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세균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간에 손실보상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문 대통령이 ‘솔로몬 해법’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복지부·식약처·질병청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보건복지부, 식약처, 질병청과 영상으로 만나 새해 업무보고를 받습니다. 방역 최일선에서 가장 고생이 많은 부처들입니다.

업무보고에 앞서 복지부, 식약처, 질병청 직원들의 노고와 성과를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치하합니다. 방역 당국과 한몸이 되어 헌신해 주신 전문가 선생님들과 의료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업무보고에 함께해 주신 방역·복지 전문가들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님, 김태년 원내대표님, 홍익표 정책위의장님,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께도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대응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이러스를 막아낸 ‘방어의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한 ‘반격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음 달부터 백신과 함께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늦어도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최우수 등급으로 평가하는 예방접종 시스템으로 안전하고 신속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운송·보관·유통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국민들이 긴 줄을 서지 않고 정해진 날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국민들께서 신뢰할 수 있도록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합니다. 허가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른 나라들의 경험을 참고하여 혹시 모를 부작용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해야 합니다.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접종 순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에도 방역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병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국민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거리두기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자체 백신 개발과 함께 우리나라의 백신 생산기지 역할을 확대하고, 백신 접종 효율을 높이는 국산 최소잔류형 주사기와 국산 치료제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여 K-방역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여 주기 바랍니다. 또한 차제에 공공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적 타격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단기 대책부터 근본 대책까지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정부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금까지 사회안전망을 꾸준히 강화해 왔습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100만 명 이상 늘리는 한편,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158만 명에서 212만 명으로 늘렸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여 국민 의료비 부담을 크게 낮췄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를 시작했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와 아동수당 도입으로 돌봄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재난지원금과 함께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가구에 대한 긴급복지 지원을 늘려 재정을 통한 분배 개선 효과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일자리 회복은 더디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중기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또한 당정이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랍니다.

지난해 방배동 모자의 사례에서 보듯 제도가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이웃들도 있습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인상 대상 확대, 상병수당 도입 등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갖추어야 합니다.

돌봄과 보건·의료 분야 안전망 강화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아동 학대를 일찍 감지하여 학대를 차단하고 학대 아동을 철저히 보호하여 돌봄과 함께 아동기본권을 보장하는데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합니다.

복지는 정부의 시혜가 아니라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의 삶을 지켜주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며,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입니다.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복지로 확실한 전환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

빠르게 바뀌고 있는 사회 구조 변화와 새로운 복지 수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새로운 노동관계에 따른 복지제도의 개선과 보완이 시급한 현안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복지도 강화해야 합니다. 저출산‧고령화 속의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가구 구조의 변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맞추어 복지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지 복지부를 중심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주길 바랍니다.

지난해 복지부는 복수 차관 부처가 되었고, 질병청은 독립기관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국회에서 힘을 실어 주신 만큼 기대에 잘 부응하리라 믿습니다. 오늘 주로 코로나를 중심으로 말씀드렸지만, 보건복지 분야의 디지털 뉴딜 등 다른 보고 내용들도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과를 보여 주기 바랍니다.

포용적 회복과 포용적 도약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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