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 공회전…'추경 10분 대기조' 된 기재부

'최악의 실업난에 추경안 통과 급한데…' 일정 비운 채 발만 동동
방송법 개정안에 금감원장 선임·댓글 조작 논란까지… 정쟁 격화
  • 등록 2018-04-16 오후 5:26:00

    수정 2018-04-16 오후 5:26:00

김용진(왼쪽 두 번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이달 11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범정부 추경 대응 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4월 임시국회가 파행 속에 ‘공회전’하고 있다. 청년·지역 일자리 대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정부도 ‘10분 대기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이번 한 주 모든 공식 일정을 비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일정도 최소화했다.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17일 국무회의와 베트남 재무장관 면담, 19~23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위한 미국 워싱턴 출장 등 정례회의나 대외활동을 뺀 모든 일정은 보류했다.

불확실한 추경 일정에 장·차관 공식일정 모두 비워

불확실한 추경 일정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앞선 13일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추경안 통과 필요성을 호소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자체가 취소되면서 예정에 없던 ‘2018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홍보대사 위촉 및 서포터즈 발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계문 기재부 대변인은 16일 기자실 정례 주간브리핑에서 “일정이 원래 팍팍하게 돌아가야 하는데 국회 일정 공전으로 장·차관 일정이 불확정적”이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기재부 등 관계부처는 대기 상태다. 한 관계자는 “국회 파행으로 추경안도 덩달아 공회전하고 있지만 경험상 여야 논의가 한번 급물살 타기 시작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통과할 수도 있다”이라며 “담당 직원은 통과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5.1%로 3월 기준 2001년 이후 최고였다. 실업자 수도 125만7000명으로 2000년 이후 최다(3월 기준)였다. 또 통상 20만~40만명씩 늘어 오던 월 취업자 수 증가도 올 2~3월 2개월 연속으로 10만명대에 그쳤다. 정부가 이달 5일 청년·지역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때 이른’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이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국회가 추경안의 실효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파행하며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달과 이달 초 연이어 국회를 방문해 야당 인사를 만나 협조를 당부했으나 빛이 바랬다. 지난 11일에는 김용진 2차관 주재로 ‘범정부 추경대응 대책반(TF)’ 1차 회의를 열고 국회에 대한 전방위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은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아 정쟁 가열…기재부 막판 타결 기대하며 준비

현재로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에도 국회 개회를 촉구했으나 야당은 방송법 개정안 처리, 여당의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이유로 평행선을 이어갔다. 여기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 민주당 권리당원인 파워블로거의 불법 인터넷 댓글 조작 의혹 등 대형 이슈가 잇따라 터지며 여야 갈등은 더 거세지고 있다. 추경 찬반 논쟁이라면 설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추경이 아예 주요 이슈에서 밀리며 기재부가 어찌 손 쓸 방법이 없다.

정부가 추경안에만 매달린 채 현 고용상황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최저임금 인상 폭 확대와 건설경기 악화 등은 현 고용상황 악화 요인을 배제한 채 추가 재원 투입 필요성만 호소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4월 국회 막판 추경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역대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의 문제다. 최근 10년 동안의 여섯 차례 추경안은 국회 통과까지 평균 39.7일, 최단 18일, 최장 89일 걸렸다. 그러나 이번엔 여야 간 추경 필요성에 대한 이견이 있는데다 야권에선 6월(13일) 지방선거용 추경이란 비판도 적지 않아 이번 추경안이 ‘정쟁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안에 담긴 청년 일자리 대책과 지역대책은 시한을 다투는 사안”이라며 “통과 시기가 미뤄질수록 정책 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빠른 통과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또 “추경안 의결과 함께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오른쪽 세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가 이달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지역대책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사전 브리핑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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