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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7분께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반도체 공장)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렸던 이 부회장은 1층에 마련된 방명록으로 김 부총리를 안내하며 “좋은 말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그럴까요”라며 방명록에 “우리 경제 발전의 礎石(초석) 역할을 하며 앞으로 더 큰 발전하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혁신성장” 구호를 함께 외쳤다.
양측은 이동 중에도 덕담을 주고 받았다. 김 부총리는 “어제 (해외에서) 오셨으면 피곤하셨을 것 같다”고 하자, 이 부회장은 “아닙니다”라며 “바쁘신 일정에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도 “아닙니다. 저부터 한 번 와보고 싶었는데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여기가 저희 (반도체 공장) 라인입니다”라며 공장 곳곳을 직접 안내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발전시키는데 삼성의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동반성장의 모범을 만들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 “투명한 지배구조,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가 이 같은 당부를 하자, 이 부회장은 준비한 펜으로 메모하며 경청했다. 이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모두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김 부총리는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 대해 “격의 없이 활발하게 솔직한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삼성 임원들은 △바이오 산업 관련 법 규제 완화 △평택 공장 3~4라인 전력확충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외국인투자로 인한 국내기술 유출 문제 등을 해결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기재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차관급)이 즉석에서 답변을 했다. 김 부총리는 “어떤 것은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와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환송 인사를 하며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이날 혁신성장 구호를 외치며 촬영한 사진이 담겨 있었다. 김 부총리는 톨스토이 단편집과 자신의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선물했다. 톨스토이 작품은 삼성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호암자전’에 언급된 책이다. 양측은 당초 예정했던 회동 시간보다 1시간 이상을 더 만났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의 배웅 인사를 받으며 이날 오후 1시39분께 삼성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