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2개 세션으로 나뉘어 열리는 정상회의 1세션에서 10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올라 3분간에 걸친 기조연설을 통해 “2030년까지 100조원의 신시장과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달성해 나가겠다”며 우리나라의 ‘2030 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에 따른 성과 목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에너지 신산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설 것”이라며 “누구나 신재생 설비,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등을 통해 생산하고 저장한 전력을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전력 프로슈머(prduce+consumer) 시장을 개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제로 에너지 빌딩을 의무화하고 모든 대형 공장들은 ICT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제주도는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를 100% 보급해 ‘카본 프리 아일랜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선진·개도국 간 가교역할에 나선 것은 신 기후변화체제의 확립을 둘러싼 양측의 미묘한 입장 차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달성에 국제적인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자는 입장인 반면, 개도국들은 국내법을 통한 자율적인 이행 노력과 함께 선진국들의 기술 및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 양 측 정상급 인사들은 ‘자발적 기여 방안’(INDC)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개도국 재정 지원 방안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합의도출 과정에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정상회의가 열린 파리 르부르제 컨벤션센터 주변에는 약 2800명의 중무장 경찰이 에워싸면서 삼엄한 분위기속에서 이뤄졌다. 기관총을 휴대한 5000여명의 군인은 파리 전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염두, 환경운동가들의 평화적인 시위도 전면 금지했다. 오를리 공항과 드골 공항, 르부르제 공항 등 3개 공항과 파리 시내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는 이틀간 전면 통제됐다. 대신 이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진·하산 물류협력 사업 등 남·북·러 3각 협력 추진과 극동·시베리아 지역 내 경제협력 확대를 포함한 실질협력 증진방안, 북핵 등 한반도 및 지역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한 계기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미·중·일에 이어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를 완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