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불상은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진행한 ‘케이옥션 5월 경매’에 특별출품작으로 나섰다. 근현대미술·고미술품 137점에 대한 경매가 끝나길 기다린 두 불상은 마지막 순서에서 각각 시작가 15억원을 호가하며 출발했으나, 두 점 모두 나서는 응찰자가 없어 바로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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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이 82년간 품어온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송 컬렉션’이란 상징성 위에 ‘보물’이란 특수성까지 얹혀, 두 불상이 얼마에 팔려 어디로 갈 것인가가 뜨거운 관심사였다. 낙찰가는 물론 누가 새로운 불상을 차지할 건가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높였다. 희귀한 불상의 가치에 간송이란 프리미엄이 가격을 치솟게 할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선이 집중되는 부담감에 ‘큰손’ 개인컬렉터나 기업문화재단 등이 선뜻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이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진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가 나서는 경우다. 박물관회가 1점 이상을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실제 박물관회는 불상 구입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은 출품이 취소되고 경합 없이 거래하기를 희망했으나 이날 경매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간송미술관은 사업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8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보화각’(1966년 간송미술관으로 개칭)이란 명칭으로 세운 한국 최초의 사립미술관이다. 간송이 타계한 이후에는 간송의 장남 전성우(1934∼2018) 전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차남 전영우(80)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 간송의 장손인 전인건(49) 간송미술관장까지 3대에 걸쳐 간송이 했던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이어왔다. 하지만 누적되는 재정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2018년 전 전 이사장이 별세한 뒤 발생한 상속세까지 떠안게 되자 이번 ‘보물 불상’ 두 점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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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보살입상’은 6~7세기 신라 불상이다. 높이 19㎝ 정도의 아담한 크기다. 손을 앞으로 모아 보주를 받들어 올리고, 양옆으로 뻗은 지느러미 같은 옷자락 등이 백제지역에서 크게 유행했던 봉보주보살상, 7세기쯤 조성된 일본 호류사의 구세관음과 유사하다. 하지만 출토된 곳은 경남 거창. 현재까지 신라지역에서 나온 유일한 불상으로, ‘신라-백제-일본’ 세 지역이 서로 영향력을 미친 근거로서의 사료적 가치 역시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