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특검 맹공에 이재용 "아니다, 없었다, 몰랐다" 철벽방어

“경영권 승계 시작 안해, 朴과 독대 때 부탁할 분위기 아냐”
“업무 90~95% 삼성전자…미전실 소속된 적 없어”
“정유라 승마선수인 줄 몰라, 朴, 좋은 말 사달라고 요청”
오후 4시 35분 시작한 이재용 증인신문 11시 19분 중단
3일 오전 증인신문 속개 후 양측 공방 진행키로
  • 등록 2017-08-02 오후 11:53:50

    수정 2017-08-03 오전 9:04:4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경계영 기자] “아니다. 없었다. 몰랐다.” 증언대에 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술은 크게 3가지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몸져 누운 이래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무난히 추진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찬성 등 정부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그 댓가로 비선실세 최순실(61)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증인 신문은 오후 4시 35분에 시작했다. 저녁식사와 휴식을 위한 두차례 휴정시간 외에 5시간에 걸쳐 증인신문을 이어갔으나 마무리짓지 못해 3일 오전 증인신문을 속개하기로 했다. 특검은 2일 휴정 시간을 제외하고 3시간 동안 이 부회장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경영권 승계 시작 안해…朴과 독대 부탁할 분위기 아냐”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삼성 뇌물 사건 피고인신문에서 이 부회장은 “사업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애정과 열정을 갖고 좋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환경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분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낮은 지분이 문제였다면 훨씬 이전에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을 매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 저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왜 강화되는지 아직도 이해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오고간 대화를 소개하며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기는 했지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느냐. JTBC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굉장히 흥분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에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럴 수가 있느냐”며 ‘이적단체’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중앙일보가 삼성 계열사였는데 가서 얘기 좀 하라”고 이 부회장에게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그날 분위기가 제가 뭘 얘기하고 부탁을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업무 90~95% 삼성전자…미전실 소속된 적 없어”

아울러 이 부회장은 “업무 90~95% 이상이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관한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의 결정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서 “처음부터 소속이 계속 삼성전자였고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한번도 소속된 적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에서 직접 진술한 것은 지난 4월7일 첫 공판 이후 넉 달 만에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전자 외 계열사에 대한 업무 관심이나 책임감이 늘었다”면서도 “화학 금융 등 관련 의견 개진할 정도로 업무 이해나 업무 지식은 떨어져 주요 그룹 현안을 거의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최씨 ‘국정농단’ 관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하던 미래전략실 해체를 발언한 데 대해선 “최지성(66)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코치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특별검사팀이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 입증하려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도 “회사 업무를 잘 몰라 함부로 개입할 것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최지성 전 부회장 역시 “그룹에서의 결정은 제 책임이었다”며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위치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정유라 승마선수인 줄 몰라…朴, 좋은 말 사달라고 요청”

이 부회장은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승마선수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면담과정에서 승마지원을 요청하며 올림픽을 대비해 좋은 말을 사달라고 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아 달라. 올림픽을 대비해 좋은 말 사달라고 했다’고 요구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대구창조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하며 이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그는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 달라. 올림픽을 준비해 달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며 “삼성이 다른 기업보다 규모도 크고 제가 말을 탄 적도 있어서 그랬다고 돌이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면담 후 대구에서 바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에게 전화해 내용을 전달했다. 최 전 실장은 “대통령이 지시한 것인데 어떻게 안할 수 있겠느냐”고 이 부회장에게 답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정유라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은 최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씨의 승마지원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정윤회의 딸(정유라)이 승마선수 인 것을 몰랐느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뉴스 스크랩이 오지만 한글신문은 제가 보는 뉴스의 10%도 안된다”며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승마했지만 말을 안 탄지 20년이 넘었고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국정농단 터지기 전까지 10~20년 승마 관련 기사를 읽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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