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수백명 사망자 나오는 사고마다 대통령 탄핵했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3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공무원 대상의 ‘혼란기에 바람직한 공직자상’ 주제의 특강에 앞서 가진 시청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23일 본인의 대선출마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은 아니라도 출마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면서도 “(헌재의 탄핵 인용이나 기각)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이후 대선출마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출마 여부는 경남민심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옳다. 출향인사까지 다하면 대한민국 3분의 1이 경남”이라면서 “지금은 좀 이르다. 대통령이 탄핵국면에 와 있는데 야당이라면 출마하겠다고 뛰쳐나가는 게 옳지만 그래도 같은 당 대통령인데 탄핵국면에 대통령하겠다고 뛰쳐나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 정당의 분열과 관련, “둘은 같은 정당이다. 이혼 아니고 별거”라면서 “결국 후보 통합을 할 수 밖에 없다.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그들 중심으로 통합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인의 양아치 친박 발언 논란과 관련, “친박 중 일부가 양아치 친박이다. 대통령을 팔아서 사욕을 채우고 정치농단을 하고 그렇게 한 양아치 친박이 있다”면서 “일부 양아치 친박들이 박근혜를 망쳤다. 지금 나온 거 보면 박근혜는 허수아비다. 최근에 내가 박근혜보고 무능하다고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관련, “(대통령이) 무능하지만 위법행위를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치적으로 탄핵할 수 있으나 사법적 탄핵을 좀 그렇지 않나 한다”면서 “태산같이 무거워야 할 헌법재판관들의 입이 새털처럼 가볍다. 촛불시위만으로 탄핵가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민주주의냐. 민중주의고 인민재판”이라고 꼬집었다.

홍 지사는 세월호,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 공사장 폭파사고 등을 예로 들면서 “수십·수백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는 사고마다 대통령을 탄핵했나”라면서 “세월호 7시간을 걸어 탄핵하자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탄핵 기각을 전제로 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에는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딱하지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면서도 “박 대통령 성격에 하야는 안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리 하야 검토 운운하는데 나는 그 양반 성격에 절대 안하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