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주택 건설 축소가 성장률 0.5% p 낮춰”
지난해 14.6%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증가했던 설비투자도 올해 -1.8%로 예측되는데, 내년 반등 예상폭은 1.3%에 불과해 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2분기와 3분기 실적을 감안해서 다시 전망을 해보니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모두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성장률을 0.5%포인트 정도 낮추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총수출 물량은 지난해 1.9%에서 올해 4.2%, 내년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수출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2.8%에서 올해 8.7%, 내년 4.6%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KDI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경제 추격으로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이 약화되는 추세가 가속화되면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수출시장 점유율이 축소되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해야..지출 구조조정 필요”
여타 지표도 좋지 않다. 총소비 전망치는 지난해 2.8%에서 올해 3.3%, 내년 3.5%로 증가세를 보이지만 실업률은 지난해(3.7%)보다 높아져 올해와 내년 모두 3.9%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부진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장세가 약화한 탓이다. KDI는 취업자 수가 올해 7만명 수준에 그치고 내년에는 10만명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남은 기간 취업자 수 증감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4분기 취업자수 증가율이 0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1.9%)보다 낮아져 올해와 내년 모두 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치(2.0%)에 미치지 못한다. 수요측면에서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전환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검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민간소비 증가세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KDI는 설비투자의 악화·둔화 추세가 산업경쟁력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정 지출도 그 효과를 감안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년과 내년 뿐만아니라 앞으로 산업경쟁력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