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GM 법인분리 의도' 반년 전 알고도..왜 손놓고 있었나(종합)

22일 정무위 국감, 이동걸 산은 회장 '무책임' 질타
"협상때 '법인분리 금지' 넣지 않아..산은 '패싱' 자처"
이 회장 "경영판단 사안 모두 계약에 넣기 어려워"
"법인분할 금지 가처분 소송 검토 중"
  • 등록 2018-10-22 오후 5:30:51

    수정 2018-10-22 오후 7:46:41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이 회사가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추진하리라는 것을 지난 4월에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열린 산업은행 국정 감사에서는 산은이 반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다가 핵심 의사 결정에서 배제되는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동걸 “GM, 4월에 법인 분리 의사 밝혀”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가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한국GM이 4월 말 경영 정상화 협상 마지막 날에 R&D 법인을 분리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시 한국GM과의 계약서에 법인 분리를 금지하는 조항을 담았어야 한다는 정무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회사의 경영 판단에 해당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안을 모두 구체적으로 계약에 넣고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저희가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거절해서 계약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산은은 앞서 지난 4월 26일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본사와 한국GM에 총 71억5000만 달러(약 8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GM 본사가 기존 대출금의 출자 전환과 대출 등으로 64억 달러를 투자하고 산은도 7억5000만 달러(8500억원)를 우선주 형태로 신규 출자하기로 했다. 산은은 추가로 돈을 넣는 대가로 작년 10월 행사 기간이 끝난 한국GM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17개)의 비토권(거부권)도 다시 확보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계약서에 한국GM의 법인 분리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산은이 손을 놓고 있다가 한국GM의 ‘산은 패싱’을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생산 공장이 있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뽑아내고 법인을 분할 매각하는 것이 GM 본사의 전략”이라며 “협상할 때 법인 분리를 알았다면 명확하게 계약서에 담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옥 의원(무소속)은 “산은이 국민 혈세를 엄청나게 투입하면서도 한국GM의 법인 분리에 대한 법적 검토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했다.

한국GM은 앞서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회사의 R&D 조직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산은은 한국GM이 법인 분리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무시한다며 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했고, 노조 저지로 주총 참석조차 못 했다. 한국GM 노조는 R&D 법인 분리가 자동차 생산 공장 폐쇄와 GM 본사의 ‘먹튀’를 위한 사전 절차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산은, 법인 분할금지 소송 검토…‘먹튀’설엔 선 그어

이 회장은 “한국GM의 법인 분리에 대한 비토권 적용 여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본안 소송에서 다뤄보려 한다”며 “법인 분리가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인 분할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비토권을 가진 주총 특별 결의 사항 17개에 한국GM의 법인 분리 금지도 포함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이번 법인 설립은 주주인 산은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산은의 한국GM 신규 투자금 7억5000만 달러 중 지난 6월 집행한 3억7500만 달러를 제외하고 연내 투입해야 하는 나머지 3억7500만 달러에 대해 “원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적으로 반대한다면 집행을 안 할 수도 있다”고 GM 측을 압박했다.

다만 이 회장과 최 부사장은 모두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이른바 ‘먹튀’라는 노조 등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법인 분할이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GM의 자산가치가 많이 남아있다. GM 본사가 의도적으로 4조원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부사장도 “법인 분리가 한국 시장 철수와 연관 없느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장기 정상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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