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연구진은 외과용 마스크라도 공기역학적 특성으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가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것은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으므로, 일반인은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에 7일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김민철 · 세종대학교 건축공학과 성민기 교수팀은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의 코로나19(SARS-coV-2) 차단효과를 알기 위해, 코로나19 양성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4명의 동의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각각 △마스크 미착용 △외과용 마스크 착용 △면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 약 20cm 가량 떨어진 세균배양접시(페트리 디쉬)를 향해 5번 기침을 하게 했다. 이후 세균배양접시와 마스크 안쪽 및 바깥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기침을 한 경우 세균배양접시에서 가장 많은 바이러스(환자별 3.53, 2.14, 2.52 logcopies/mL)가 발견됐다. 외과용 마스크(환자별 3.26, 1.80, 2.21 logcopies/mL)와 면 마스크(환자별 2.27, 1.42 logcopies/mL)를 착용했을 땐 이보다 적지만 일정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환자가 기침을 한 후 외과용과 면 마스크 바깥 표면에서 체득한 검체는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된 반면, 마스크 안쪽 표면의 검체는 대부분 음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가 기침을 할 때 비교적 빠른 유속으로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를 뱉어내다보니 마스크에 걸러지는 것보다 통과하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침으로 나올 때의 입자 크기와 농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과거 2002년에서 2004년 사이에 사스(SARS-CoV)가 발병했을 당시 확인된 바이러스 입자는 직경 0.08~0.14μm 크기였다. 이러한 크기의 바이러스가 기침과 같은 강한 유속을 줄 때는 외과용·면 마스크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에 사용된 외과용 마스크는 규격 180mm x 90mm 크기로, 내부 표면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합성물로 제작됐고 필터와 외부 표면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졌다. 면 마스크는 규격 160mm x 135mm 크기에 백퍼센트 면 소재로 이뤄졌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환자는 기침으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외과용이나 면 마스크 착용이 적합하지 않다. 이렇게 기침이 많은 경우는 KF94와 같은 고성능 마스크가 오히려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말을 하거나 숨을 쉴 때도 바이러스가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를 통과하는 지는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김민철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 마스크가 이론적으로 외부 비말이 안으로 들어오는 건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타인으로부터의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외과용 및 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마스크 바깥 표면은 가급적 손으로 만지지 말고 혹시라도 접촉했다면 반드시 바로 손위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안으로 떠오른 면 마스크와 의료진이 주로 사용하는 외과용 마스크의 효과를 알고자 급히 진행됐으며, 연구팀은 향후 연구기관 세 곳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가 코로나19 무증상 환자와 폐렴 환자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 마네킹을 이용해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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