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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화의 시작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따른 배터리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시작됐다.
구 부회장은 “저희가 배터리하는데요. 전기차용요. (중국이) 아예 일본 업체 것은 오케이하면서 한국거는 안된다고 합니다.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어요, 중국 차에 못팝니다”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당초 현대자동차가 중국에 출시할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심사 기준을 높이면서 LG화학이 이 기준을 맞추지 못했고, 결국 현대차는 쏘나타PHEV 출시 일정을 미루고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넣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의 전기차 대화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으로 넘어갔다. 문 대통령이 “전기차 얘기 하니까 정용진 부회장이 테슬라 1호 고객 아닌가요?”라며 테슬라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던졌다.
지난 3월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의 첫번째 전시장이 스타필드 하남에 있다. 또한 정 부회장은 2013년 테슬라가 국내에 공식 수입되기 전 모델S 85를 개별적으로 구매한 국내 1호 고객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부분 몰라도 배터리 만큼은 세계적 경쟁력이 있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또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 하면서 약간 좀 수소차쪽에 비중 뒀다. 전기차에 집중하면 빠르게 배터리 기술 따라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부회장은 “중국이 중국산 배터리 키우려고 일본은 와도 된다. 우리가 들어가면 중국 로컬 결쟁력 떨어지니까. 아니면 돈으로 줘야하니까. 한국업체 못들어게 명문화한다”며 다시 한번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중국이 수입을 막는 것)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음극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최근 지속성장을 위해 비철강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한 상태로 자회사인 포스코ESM, 포스코켐텍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 소재로 사용되는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켐택은 2020년까지 LG화학에 3060억원 규모의 음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 고전하는 거 같은데 좀 어떻느냐”고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4차 산업 관련 규제 완화도 건의했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개발하고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규제의 완화를 건의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