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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투자그룹인 중국민셩투자(中國民生投資)는 지난 1일 만기를 맞은 회사채 상환에 실패했다.
이 회사는 6월 30일까지 2320억위안(38조원)을 상환해야 한다. 규모가 크다 보니 일각에선 중국 채권시장의 뇌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또 지난해 이미 한 차례 부도를 겪은 태양광 에너지기업인 융타이에너지(永泰能源) 역시 지난주 예정된 채무 상환 계획 일부를 시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융타이에너지의 채무잔고 역시 1196억위안(19조원)에 달한다.
신생기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VC의 투자액은 294억위안(4조 8600억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무려 67.5%나 줄었다. 거래 건수도 286건으로 같은 기간 63.5% 감소했다. 신생 기업들의 기술과 장래성을 보고 투자, 향후 이익을 노리는 VC의 기세가 꺾이자 신생기업들의 성장력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유동성 축소에 나섰다. 부실기업을 솎아내고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조치다.
문제는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발발하고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들은 현금 흐름에 ‘동맥경화’가 발생, 연쇄 부도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자금력이 약한 기업은 나름의 자구책까지 내놓고 있다. 축산물 가공회사인 추잉농목(雛鷹農牧)은 지난해 11월 현금이 부족하자 채권자에게 햄이나 돼지고기 등 현물로 회사채 이자를 지급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도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인민은행은 ‘선별적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TMLF)를 통해 은행권에 2575억위안(42조6000억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TMLF는 중소기업이나 민영기업에만 낮은 이자로 장기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중국 내 경기 둔화 압력이 심해지고 있어 이 같은 조치가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역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중국기업들이 입게 될 타격은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다.
주허신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해부터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며 유동성을 조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