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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기업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서며 두 배 이상 커지는 것은 물론, 모바일과 PC온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게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인기 게임IP(지식재산권)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넷마블, 넥슨 인수전 참여..왜?
넷마블은 31일 넥슨 인수와 관련해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한 달 전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최근 투자은행(IB)과 게임업계에서 넷마블이 텐센트와 연합해 인수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던 터다.
넷마블은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매각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바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넷마블의 인수 성공은 모바일 게임에 유난히 취약한 넥슨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넥슨은 서든어택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인기 PC온라인 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모바일에서만큼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가운데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한 게임은 2015년에 선보인 ‘히트’가 유일하다.
다만 넷마블이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밝힌 만큼 그동안 알려졌던 텐센트와의 공동 컨소시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큰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넷마블 컨소시엄이 넥슨을 인수하게 될 경우 넷마블은 기업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워 사실상 현재 인터넷·포털업계 최선봉에 선 네이버를 뒤쫓게 된다. 2017년을 기준으로 넷마블은 연매출 2조4248억원을 달성했고, 넥슨은 2조2987억원(엔화 2349억2900만엔)을 기록했다. 2018년의 경우 넷마블은 2조733억원, 넥슨은 2조6348억원(2576억엔)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2017년 매출액 4조6785억원, 2018년 매출액 5조586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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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인수전에 국내외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주 NXC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넥슨은 현재 EA(일렉트로닉아츠)와 블리자드, 삼성전자(005930) 등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으며, 2월21일이 넥슨 인수후보 예비입찰일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NXC는 김 대표가 앞서 발표한 내용 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면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그때까지 양해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와 넷마블이 공동으로 한 컨소시엄에 참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양측 모두 가용자금이 많지 않은 만큼 재무적 투자자(FI)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경영을 주도하고 싶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카카오의 최대 가용자금은 약 1조2000억원, 넷마블의 가용자금은 3분기 기준 약 1조6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친분 관계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양측이 국내 게임업계의 생태계 보존 등 대의를 내세워 합의하는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이점은 텐센트가 넷마블 지분 17.7%,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쪽이 인수하든 텐센트에는 긍정적이다.
한편 넥슨 인수전은 지난 3일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 지주사인 NXC 지분 전량인 98.64%를 매물로 내놨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가시화됐다. 넥슨의 지배구조는 김정주 대표와 부인인 유정현 감사,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NXC 지분 98.64%를 갖고 있고, NXC가 일본에 상장된 넥슨 재팬 지분 47.98%를, 넥슨 재팬이 넥슨 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있는 형태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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