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할 재미가 없다"..총수 청문회, 끝났지만 9개 기업 긴장 '여전'

삼성, 미전실 해체 작업 조만간 돌입.."예상보다 빨라"
주요 기업 특검 압수수색·소환 대비..20일 전후 시작
  • 등록 2016-12-07 오후 4:39:55

    수정 2016-12-07 오후 4:43:19

[이데일리 김혜미 임성영 최선 임현영 기자] “(사장단)분위기요? 숙연하죠. 기업하는 사람들이…. 어제 혼만 났으니까요.”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장은 7일 오전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비롯한 9개 기업 총수들이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에 출석, 13시간 동안 집중 질의를 받은 데 대한 소감이다. 박 사장은 앞서 “기업할 재미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그룹 총수들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날 청문회에서 각 기업 총수들은 비교적 침착하게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충격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특히 전체 질의의 90% 이상이 집중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여러 의원들의 질의 끝에 미래전략실 해체 의사를 밝힌 뒤 이를 위한 기능 재편 작업에 조만간 돌입하는 한편 앞으로 남은 특검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화(000880)그룹과 SK(034730), 롯데 등 나머지 기업들도 대가성 자금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미전실 해체 작업 본격화..“특검에 대비”

삼성은 조만간 미래전략실 개편작업에 돌입하는 한편 20일 전후로 있을 특검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이 부회장에게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자연스레 지주사로 컨트롤타워가 이전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미래전략실은 최근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1팀과 삼성전자 외 계열사를 담당하는 2팀을 통합하는 등 이미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다만 이 부회장 발언으로 미전실 해체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CFO인 이상훈 사장이 지난달 29일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 합병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만큼 지주사 전환은 단기간 내 현실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당분간 미래전략실 기능을 분산·이전하거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새로운 조직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이준 삼성 미전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미전실 해체와 관련해 향후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특검과 관련해서는 청문회 당일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압수수색과 이 부회장 등 관계자 소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특검은 지난 11월30일 출범 이후 현재 준비작업 중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강제수사와 소환조사 등이 가능한 공식 수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20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롯데·SK·한화 등 안도의 한숨..긴장감 유지

롯데그룹과 SK그룹, 한화(000880)그룹 등은 평소대로 업무를 유지하는 한편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가 혹시 부정적 여론을 일으키지 않을까 불안해했으나 무난히 끝났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전날 청문회가 밤 늦게 끝났지만 이날도 서울 소공동 롯데정책본부 집무실로 정상 출근해 현안을 보고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밝혔던 사실여부를 솔직하게 전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아직 특검 등 현안들이 남아 차분히 현안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전날 청문회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가감없이 회사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어지는 국조특위에서 대기업 관련 내용이 나올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보고서, 삼성그룹 빅딜 등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청문회 출석이 끝나면서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업무는 정상화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005380)는 정몽구 회장이 청문회 당일 장시간 스트레스로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것 외에는 평소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초 목표했던 판매량이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하루가 중요하다.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가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며 “특검과 관련해 해당 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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