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6월 위기설’…국내 증시는 괜찮나

美 금리인상 본격화…머니무브 조짐
신흥국 자금이탈·화폐가치 하락 이어져
"韓, 위기가능성 낮지만…금융시장 불확실성↑"
  • 등록 2018-05-15 오후 5:18:16

    수정 2018-05-15 오후 5:21:10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글로벌 증시의 강력한 상승모멘텀이었던 미국 경기 호조가 악재로 돌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하는 ‘머니무브(자금의 이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흥국 6월 위기설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 위기설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한·미간 금리 역전 폭 확대 및 장기화가 외국인 자금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흥국내 글로벌 자금 이탈…美 금리인상·달러강세 여파

최근 신흥국 시장 곳곳에서 이상 징조가 나타나면서 6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이 경기 과열 및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당장 6월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를 돌파했다. 미국과 신흥국간 금리차이 축소로 신흥국에서 글로벌 자금 이탈이 본격화됐고 이는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27.5%→40%)과 외환시장 개입 단행에도 페소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지 못한 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터키,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 가치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통화가치는 연초대비 34.49% 급락했고 터키(-14.89%), 브라질(-9.36%), 러시아(-7.36%), 인도네시아(-3.9%) 등의 통화가치도 일제히 떨어졌다.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 규모를 보면 5월 둘째주(3~9일)에만 신흥국 펀드로부터 36억 700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신흥국 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기조 변화 우려와 글로벌 전반에 경기·이익 모멘텀 약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6월 위기설의 현실화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 관찰되는 위기 조짐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며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은 유럽의 매크로 모멘텀 저하에 따른 단기 현상일 수 있고 신흥국 전반의 달러화 부채 구조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들이 과거 달러 유동성의 급격한 유출을 경험하면서 달러화 부채 구조를 개선해 왔다는 설명이다.

“위기 확산 가능성 낮지만…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6월 위기설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수준인데다 중국·캐나다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경상수지 흑자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원화 가치는 오히려 완만한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 3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이달 들어서도 단 하루를 제외하곤 연일 매도 공세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낮더라도 신흥국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실적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신흥국 불안 확대로 신용 위축이 가속화되면 세계 경기의 전반적인 둔화가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역전도 문제다. 이미 한미 금리 수준이 역전한 가운데 다음 달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역전 폭은 50bp로 확대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선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100bp 역전했을 때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이 월평균 2조 7000억원 이탈했다”며 “역전 폭 확대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주식시장에 대한 하락압력으로 작용해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채권 수요를 약화시켜 시중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통상갈등까지 겹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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