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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異야기]천병년 우정비에스씨 대표 "감염관리 확대…매출 50% 키운다"

입력시간 | 2017.04.11 06:21 | 이후섭 기자

1989년 실험동물 공급 통해 연구시설 구축사업 뛰어들어
병원 감염관리 분야 주목…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소독 전담
"올해 매출 50%이상 성장 목표…수익성도 개선"

천병년 우정비에스씨 대표(사진=우정비에스씨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INNOVACTION`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내에 자리한 우정비에스씨 연구실 입구에 쓰여진 문구다.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d)과 행동의 액션(Actioc)을 합친 단어로 천병년 우정비에스씨 대표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천 대표는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혁신을 추구했다”며 “항상 국내에 없었던 것을 고객 요구에 앞서 준비하면서 회사를 확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무역회사 경험 살려 실험동물 공급 시작

천 대표는 1981년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제약을 거쳐 의약품을 다루는 무역회사에 근무했다. 1989년 무역회사에서 뛰쳐나와 원맨컴퍼니 `우정트레이딩`을 설립하고 실험동물 공급사업에 뛰어들었다. 천 대표는 “당시 한국은 신약 개발 시작단계로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에도 연구원만 있고 연구시스템은 전무한 상태였다”며 “약사이면서 무역도 경험했기에 신약 개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창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창립 초기 회사 환경은 열악했다. 8평 남짓한 공간에 다른 회사와 사무실을 같이 사용했으며 경리 및 사무 업무를 봐주는 여직원도 공동으로 채용했다. 신약 개발 전임상 단계에서 필요한 실험동물을 공급하는 것이 시급했다. 그는 해외에서 실험동물을 수입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신인 국립보건안전원을 비롯해 정부 출연 기관과 국내 제약회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천 대표는 “실험동물로 주로 쥐를 수입하는데 생물인 쥐를 재고로 가지고 있을 수 없으므로 들어오는 대로 납품했다”며 “처음에는 승용차로 쥐를 운반하다가 점차 물량이 늘어나면서 승합차, 3.5톤 냉동탑차 등으로 차가 커졌다. 회사 설립후 10년동안은 직접 운반을 다니면서 교통사고도 여러번 일어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환율 급등으로 재정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실험동물을 수입해온 해외 회사들이 천 대표를 믿고 대금 납기일에 융통성을 발휘해줘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내에 자리한 우정비에스씨의 연구실 입구에 쓰여진 문구 `INNOVACTION`은 천병년 대표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사진=우정비에스씨 제공)


◇감염관리 분야 주목…`메르스` 병원 소독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험동물이 감염돼 연구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면서 천 대표는 감염관리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험동물간 감염이 일어나면 해당 연구뿐만 아니라 다른 실험도 방해하게 되며 연구원간에 책임문제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는 “감염문제를 어떻게 막을까 고민하면서 해외 사례를 조사하다가 교차감염을 방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염관리를 공부하면서 이를 국내 공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이 집단감염에 노출되기 매우 쉽다는 점에 주목하고 15년전부터 병원 감염관리사업을 추진했다. 실험동물 교차감염을 방지하는 방법을 벤치마킹해 병원에 접목시킨 것이다.

병원 감염관리사업을 준비하던 중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맞았다. 우정비에스씨는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으로 메르스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의료원의 소독 작업을 진행했다. 천 대표는 “소독 작업은 신속하게, 안전하게, 완벽하게 멸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범위가 넓은 지역을 빠른 시간내 멸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했고 직원 안전 교육과 훈련 등을 철저히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감염관리를 준비해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당시 역학조사단의 일원인 생물안전 전문가들이 먼저 접촉해왔다. 메르스 사태를 넘기면서 회사는 감염관리분야에 있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매출 50% 이상 성장 목표…병원 감염관리 모색”

우정비에스씨는 연구시설 구축을 통해 성장해왔다. 회사는 설계부터 시공, 설비가동,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원스탑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구조와 공간활용 설계를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병원, 삼성의료원, 한미약품 등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연구시설 구축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회사의 주력 사업이다. 우정비에스씨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6억원, 12억원을 기록했다.

천 대표는 “연구시설 구축 사업은 상당히 수준높은 전문분야로 신규 실험동물실 구축, 기존 시설 확장사업, 기존시설의 현대화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 중소규모의 실험동물 실험실은 약 500군데 있으나 대부분이 낙후된 시설로 바이오 분야의 첨단화된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곳이 많아 현대화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실험동물실은 365일, 24시간 내내 운영돼야 하므로 항시 사고예방 및 수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실험동물실 유지보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회사의 캐시카우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정비에스씨는 실험동물실 사업 관련 유일하게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지보수 관련 연간 계약을 체결한 곳은 20군데 정도로 앞으로도 회사는 100군데가 넘는 신규 고객을 통해 꾸준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 대표는 올해 매출액을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연구시설 구축사업은 올해 2월까지 지난해 매출액의 50%가 넘는 수주를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나가고 있고 감염관리 사업과 정밀의학 임상시험수탁기관(CRO)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총 거래처는 2014년 636개에서 2015년 665개를 거쳐 지난해 1009개로 급증했다.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우리사주조합 주식보상비용과 일회성 비용에 따라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회사 자체 자금으로 연구개발(R&D)비용을 충당해왔는데 이달 28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을 활용해 좀 더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병원 감염관리와 대중시설 감염관리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병원 감염관리 분야를 통해 회사가 제2의 도약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제도적인 문제가 있어 시간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천 대표는 “병원의 보수적인 성향과 예산문제 등으로 병원 감염관리에 대한 규제가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 병원과 계속 접촉하며 감염관리에 대한 설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전문성 요구…직원 역량강화에 집중

천 대표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일조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어떻게하면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효율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사업 자체가 워낙 전문성이 요구되다 보니 회사는 직원들의 역량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해외 연수나 학회·세미나 참가를 위해 항시 해외에 나가있는 직원이 존재할 정도로 직원 교육에 신경쓰고 있다”며 “또 고용안정을 통해 주인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전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청년친화 강소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천병년 우정비에스씨 대표는

1957년생인 천 대표는 서울대에서 약학을 전공했다. 1981년 졸업후 1983년 동아제약에 들어갔으나 이듬해 무역회사로 옮겼다. 1989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우정비에스씨를 설립해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한국독성학회 산관학협동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림원발전자문위원회 위원직도 겸임하고 있다.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내에 자리한 우정비에스씨 연구실에서 직원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우정비에스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