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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국인 여덟 번째 우승자 이경훈(30)이 꼽은 성공의 비결은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멈추지 않고 도전했기에 PGA 투어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일본에서의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뒤로하고 PGA 투어 도전을 택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2016년 3월 콘페리 투어를 통해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이경훈은 PGA 투어 출전권을 받기까지 2년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2018년 8월 콘페리 투어 상금랭킹 5위에 이름을 올리며 꿈에 그리던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는 “당시에 너무 힘들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올까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콘페리 투어에서 세 번째 시즌을 시작했고 PGA 투어 카드를 받았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PGA 투어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통한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길 정말 잘했다”고 회상했다.
이경훈은 콘페리 투어에서 보낸 2년 5개월의 세월이 PGA 투어에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PGA 투어 첫 시즌부터 세 번째 시즌까지 출전권을 잃지 않고 활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콘페리 투어에서 쌓은 경험 덕분”이라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렇게 쌓은 경험은 PGA 투어에 적응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경훈은 2020~2021시즌 AT&T 바이런 넬슨 우승을 차지하며 페덱스컵 랭킹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30명만 나가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은 놓쳤지만 PGA 투어 진출 후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결과 200위밖에 자리했던 세계랭킹도 57위(최고 순위)까지 끌어올렸다.
이경훈은 “2020~2021시즌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줄 수 있는 최고의 시즌이었다. 그러나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많다”며 “도전하는 걸 멈추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계속해서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에서는 우승자에 대한 대우가 다르다. 가장 크게 실감하는 게 조 편성이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이른 아침 또는 오후 늦게 티오프 하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우승하고 나면 시간 배정에서 우선 혜택을 받는다. 메이저 대회 같은 특급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우승자만이 누리는 혜택이다.
이경훈은 “조 편성과 출전 시드 등 우승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환경에서 골프를 하게 됐다. 또 먼저 다가와 인사하는 선수도 늘었다”며 “가장 좋은 건 시드 걱정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과 메이저 대회와 같은 특급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기뻐했다.
우승 뒤 첫 번째 시즌을 맞은 이경훈은 “2021~2022시즌에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 명단에 내 이름을 꼭 올리고 싶다”며 “올 시즌 31위로 출전권을 놓쳐서 그런지 더 아쉬운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목표로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섯 달 전 첫 아이(유나)를 출산해 아빠가 된 이경훈은 가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그는 “첫 아이가 태어난 뒤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딸 바보가 됐다.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며 “딸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비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서든 PGA 투어 출전권을 잃지 않도록 버텨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