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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복지서비스 기업 이지웰페어를 창업한 김상용 의장. 2년 전 전문경영인에 회사 운영을 맡긴 후 현재 이사회 의장 역할만 하는 그에게 기자는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과거 보다 밝아진 그의 목소리. 김 의장은 현재 제주도에 거점을 두고 회사 신사업 등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지난 2003년 창업한 이지웰페어는 기업복지부터 사회복지까지 요구에 따라 복지제도를 설계하고 이용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서비스 사업에 주력한다. 이지웰페어는 국내 복지서비스 아웃소싱(외주)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하며 이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이어간다. 2013년에는 코스닥을 통한 기업공개도 일궜다. 지난해 매출액은 731억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복지서비스 분야에 한 획을 그은 김 의장. 그의 창업 동기를 설명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단어가 ‘바퀴벌레’다. 김 의장은 전북 부안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년기에 부모님 농사를 도우며 어렵사리 학교를 다녔다. 대학을 진학한 후에도 막노동과 함께 가락시장 채소배달 등을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여느 날과 같이 바퀴벌레와 씨름을 하고 잠을 청하려 한 김 의장. 그의 눈에 잠든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이대로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굳은 결심을 한 김 의장은 회사에 사표를 낸 후 광화문에 있는 한 작은 사무실을 빌려 책상 두 개를 들이고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김 의장은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직원들에 복지카드를 발급, 자기계발과 여가, 건강관리 등을 온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 아이템을 구상했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선택적 복지’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으며, 때문에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지웰페어가 우리나라 복지서비스 분야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쉼 없이 달려온 김 의장. 그는 2017년 초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후 현재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한다. 그는 경영 일선 복귀를 묻는 질문에는 “언젠간 해야죠”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의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을 설립해 운영한다.